회사채 몰리는 ‘돈’…증권업계 특판 상품 잇달아
포스코·KT 등 채권 발행에 18조원 매수 주문 증권업계 국내뿐 아니라 외국 회사채로 판매 확대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병탁 기자] 최근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시장의 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있다. 증권사들도 다양한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모집에 나서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회사채(AA+) 발행 관련 삼성증권이 지난 5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대박 흥행에 성공했다. 2년물 500억원과 3년물 2000억원 모집에 각각 9000억원과 2조115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5년물 1000억원 모집에는 3조97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이는 지난 2012년도 국내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대신증권도 지난 2일부터 총 150억원 한도로 판매한 '신한은행(신한은행25-04-이-2.5-B)'과 '산은캐피탈(산은캐피탈666-2)' 등 특판 회사채 2종이 2일 만에 한도 소진되는 기염읕 토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지난 6일 2차 특판에 나섰다. 2차 특판은 금융채인 '우리금융캐피탈(우리금융캐피탈411-2)' 상품을 100억원 규모로 판매한다.
이 밖에도 KT(신용등급 AAA) 2조8850억원, 이마트(AA) 1조1750억원 등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이로 인해 KT는 당초 목표 액수인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두 배 늘렸다. 이마트도 2000억원에서 3900억원으로 상향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대기업 10곳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매입하기 위해 수요예측에서 총 17조9550억원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이들 기업이 발행하기로 한 목표액(1조6700억원)에 11배에 달한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얼어붙었던 국내 채권 시장이 이처럼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데는 정부의 빠른 대응 조치에 기인한다. 정부는 지난해 불안한 채권시장 안정화를 위해 '자금시장 안정화 조치'와 증권업계 '제2 채안펀드'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채권시장이 빠르게 안정화를 찾을 수 있었으며, 채권투자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현재 주식 시장의 침체로 갈 곳 없는 유동성 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몰리고 있어서다. 투자수익률 역시 은행예금보다 낫다는 평가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1일 기준 AA-등급의 회사채 3년물 금리는 4.738%로, 현재 5대 시중은행 1년 만기 예금( 3.94~4.2%)보다 높다. 또한 이들 기업의 경우 국내 대표하는 대기업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쏠리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도 현재 다양한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모집에 나서고 있다. 또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채권 중개로도 투자 상품군을 늘리고 있다. 현재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은 외화 채권 중개를 시작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경기둔화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주식시장보다는 채권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며 “특히 포스코와 KT 등 부실 위험이 적은 우량기업 위주의 회사채 투자에 더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