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올린 정유업계, 친환경 신사업에 힘 쏟는다
실적 변동성 극복하고 성장동력 확보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정우 기자] 정유업계가 안정적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친환경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경 친화적인 기업 이미지에 부합하는 동시에 외부 요인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기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여파로 국제유가가 치솟고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에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수요 약화 우려가 커지면서 정제마진이 떨어지고 영업이익도 급감했다. 유가에 따른 정제마진 등락에 따라 실적이 널뛰기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변동성을 극복하는 동시에 최근 강조되는 친환경 기업으로 전환을 꾀하기 위해 정유사들은 지난해 업황 호조에 따른 여력을 신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SK이노베이션은 전년 동기 대비 160% 증가한 4조6822억원, GS칼텍스는 104% 증가한 4조309억원, 에쓰오일은 186% 증가한 3조5656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현대오일뱅크는 무려 226% 증가한 2조77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기록한 현대오일뱅크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수소 사업에 진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5월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 화이트 바이오를 미래 신사업으로 정하고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21년 정유사 최초로 수소차 연료로 쓰이는 고순도 수소 생산을 시작해 연간 20만t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으며 대산 단지 내 일부 설비를 연간 50만t 규모 수소화 식물성 오일 생산설비(HVO)로 전환할 계획이다. 바이오디젤로 불리는 HVO는 비식용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3조원을 투입, 연간 에틸렌 85만t, 프로필렌 50만t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 설비 HPC공장을 준공하기로 했다. 태양광 소재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도 연간 30만t 규모로 생산할 수 있으며 정유·석유화학 수직계열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이밖에도 현대오일뱅크는 대산 공장 내 친환경 항공유 생산 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식물성 기름, 폐식용유 등을 활용하는 바이오 항공유는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을 80%까지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연료로 주목을 받는다.
GS칼텍스도 올레핀, 바이오,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신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11월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에틸렌 75만t, 폴리에틸렌 50만t, 프로필렌 41만t, 혼합C4유분 24만t, 열분해가솔린 41만t의 생산능력을 갖춘 에틸렌 올레핀 생산 시설(MFC)을 준공했다.
아울러 GS칼텍스는 현대글로비스, 한화솔루션, 삼성물산 등 국내 주요 8개 기업과 CCUS(사업장 발생 배기가스 중 이산화탄소를 분리·포집해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기술) 사업 개발에 나서기로 했으며 블루수소 공급 등 역할을 맡았다. 2021년에는 LG화학과 생분해 플라스틱 원료인 3HP(하이드록시프로피온산) 양산에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그룹 차원의 넷제로(탄소배출 제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역시 친환경 사업 구조로의 전환에 힘을 쏟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 중심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청정에너지 생산, 리사이클 밸류체인 구축을 통한 폐배터리 재활용(BMR) 사업 확장 등을 통해 뉴 그린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쓰오일은 장기 성장전략 ‘비전 2030‘을 통해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수소, 연료전지,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신사업 분야에도 진출해 회사의 지속성장을 견인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달 초 개최된 국제 가전 박람회 CES 2023에서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직접 투자한 벤처기업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