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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서 BMW 판매?…車업계 딜러들 우려 '유통체계 혼란줄 수도'

2023-01-19     박현영 기자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사진=이마트24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최근 설을 맞아 이마트24가 명절 선물로 편의점에서 특별 상품을 선보인 가운데, 실제 수입차가 팔려 화제가 됐다. 반면 자동차업계에선 이번 편의점 판매가 자동차 유통 생태계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24는 전날 설 명절 상품으로 선보인 수입차 중 6700만원대 BMW 5시리즈를 서울의 한 매장에서 판매했다. 이마트24는 수입차 온라인구매 플랫폼 카비와 손잡고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를 판매했다.

자동차 업계에선 편의점 등 유통까지 판매 채널이 늘어나는 것에 우려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행사가 일회성이라고 하더라도 자동차 딜러사는 물론 소비자까지 영향을 줄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자동차 판매는 유통 질서 속에서 이뤄졌는데, 갑자기 편의점 등 판매 채널이 확대되면 업계에 혼란이 올수도 있다"면서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차량 가격을 큰폭으로 할인해서 판매하는 상황이 나오면, 국내 자동차 딜러사가 대응하느라 힘들어 질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 온라인 판매 경우에는 대부분 브랜드에서 큰 폭의 프로모션을 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차량을 온라인으로 구입할 때 손해를 봤다는 느낌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국내에서 자동차 온라인 판매가 아직 안착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국내 자동차 온라인 판매는 현장 영업직원과 이해관계, 판매 노조의 반발 등을 이유로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미국, 영국, 호주, 인도 등 해외 주요국에 온라인 구매 플랫폼인 ‘클릭 투 바이(Click to Buy)’를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노조의 반발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위탁생산한 경형 SUV ‘캐스퍼’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을 때도 노조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밖에도 국내 프리미엄 브랜드가 단순히 제품 판매를 넘어, 고객에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까지 신경을 쓰는 만큼 이번 편의점 판매가 달갑지 않을 수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실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제네시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는 고객에게 프리미엄 제품을 구입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차량 인도 세레머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또 브랜드와 딜러사에선 차량 판매 시 구입 상담 및 제품설명 뿐만 아니라, 고객 사후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차량이 고가에 속하고, 기능이 다양해진 만큼 지속해서 고객을 챙기겠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고가의 차량을 구입하면 그에 걸맞는 서비스도 원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브랜드나 공식 딜러사를 통하지 않는다면 해당 고객을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고객 역시 불편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편의점에서 수입차가 판매된 것과 관련해 재밌다는 반응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누리꾼들은 "수입차 살 때 할인 폭이 큰 딜러 찾아다니느라 힘든데, 할인만 많이 해주면 구멍가게라도 살 수 있다", "자동차도 1+1 되나?", "통신사 할인 받으면 더 싸게 사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