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경쟁 안갯속…'양강' 김기현·안철수 신경전 점입가경
김기현, 친윤계와 함께 '가짜 윤심팔이' 安 비판 安 "집단 이전투구 너무해…화합하는 경쟁해야" 예비 경선 결과 따라 金·安 유불리 달라질 듯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이 김기현, 안철수 두 의원의 양강 구도로 굳혀지면서 신경전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친윤’(친 윤석열)계를 등에 업은 김 의원이 한 때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에 올랐으나,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표심을 흡수한 안 의원이 기세를 올리고 있어 한 치 앞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안갯속 판세가 계속되고 있다.
3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전날 당 대표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당심 잡기’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중원’인 충청지역을 찾았다. 김 의원은 장동혁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보령 서천 의정보고회에 참석한 뒤, 대전 동구 당원 연수 특강에 나선다. 이후 김태흠 충남지사와 면담할 예정이다.
같은날 안 의원은 수도권 표심 공략에 나섰다. 안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TV·유튜브 ‘펜앤드마이크TV’ 생방송, 채널A 인터뷰 등을 연달아 출연한다. 또한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경동시장에서 청년 대학생들과 차담 등을 한 뒤 서울 영등포갑 당원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 金 '보수 적통'·安 '수도권 3선' 내세우며 지지 호소
김 의원은 ‘보수 정통의 적통’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탈당과 창당, 합당을 반복한 안 의원의 정치 이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장제원, 박수영, 이용 등 친윤계 의원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들은 나 전 의원과 유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상승세를 탄 안 의원을 향해 ‘가짜 윤심팔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친윤계의 핵심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안 의원이 인수위원장 시절 하루 동안 잠적했던 일, 이준석 전 대표 사퇴에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던 일, 이태원 참사 이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을 언급한 점을 들며 “외부에 대고 자기 목소리를 내면 자기 정치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의원은 안 의원이 차기 총선에서 중도층을 결집할 확장성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공감할 수 없다”며 “정당이 추진하는 정책이나 책임 있는 국가를, 여당 같은 경우 국정을 이끌 때 확장성이 있고 지지가 늘어나는 것이지 특정인 한 사람에 의해서 지지가 늘고 확장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안 의원은 수도권에서 3선에 성공한 점과 대선 후보 단일화 및 인수위원장 활동을 통해 윤 대통령과 인연을 쌓았던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동시에 친윤계가 윤심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 반발 표심까지 흡수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친윤계 의원들의 비판 공세를 겨냥해 “최근 당내에서 벌어지는 집단적인 이전투구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면서 “분열하는 경쟁이 아니라 화합하는 경쟁이 필요할 때”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친윤계 의원들이 비판한 인수위원장 시절 잠적한 데 대해서도 “당시 반나절 정도 인사 추천을 두고 이견이 있었던 일은 있었다”면서 “중대한 일을 하는데 시간을 오래 끌면 안 되겠다 싶어 당일 저녁에 윤 대통령을 만나 식사하며 문제를 해결했다”고 해명했다.
◇ 컷오프, 누가 통과할까…'양강' 金·安 외 2명은?
정치권에서는 오는 10일 본경선 출마자를 4명으로 추리는 예비경선(컷오프) 결과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나머지 두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 대표 경선에 도전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와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인 '건희사랑' 회장을 지낸 강신업 변호사는 강성 지지층에서 세를 구축하고 있어 김 의원과 지지층이 겹친다. 또 윤상현, 조경태 의원은 안 의원과 비슷한 수도권·개혁 성향을 갖고 있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의 출사표도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당권 경쟁이 초박빙 구도로 흘러가면서 전당대회에 대한 주목도는 높아지는 모양새다. 전당대회를 통해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컨벤션 효과’를 불러일으키면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나친 신경전으로 자칫 친윤과 ‘비윤’(비 윤석열) 간 대결 구도로 치러지면서 자칫 분열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 당원은 약 8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된 2021년 6월 전당대회 때 약 28만명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8배 가량 늘었다. 당원 구성도 다양해져 20~40대가 전체의 33%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별로 보면 영남이 40%, 수도권이 37%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거에는 전당대회 대의원, 책임당원 선거인, 일반당원 선거인이 참여할 예정이다.
책임당원은 3개월 이상 매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내고, 연 1회 이상 당에서 실시하는 교육이나 행사 등에 참석한 당원을 말한다. 선거 공고일인 지난달 31일 당원 명부에 등재된 책임당원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일반당원 선거인단은 각 당원협의회별 유권자수의 0.1% 이내로 구성된다. 지난달 31일 명부에 등재된 당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선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