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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1위 키움증권 '증권형토큰 시장' 왕좌도 노린다

STO 시장 선점, 개인투자자 많이 보유한 증권사가 유리 키움증권, 뮤직카우 등 다양한 블록체인 업체와 협력

2023-02-09     이기정 기자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키움증권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STO(증권형토큰) 도입으로 '리테일 1위' 키움증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키움증권이 STO를 통해 다시 한번 리테일 강자 면모를 뽐낼 지 관심이 주목된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연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영웅문S#에 STO 거래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발표에 따라 구체적인 방법을 구상하는 단계에 있다.

이에 앞서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 발행, 유통 규율체계 정비 방안'을 발표했다. 토큰증권을 증권형 디지털자산으로 정의하고, 토큰증권의 수요를 수용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구체화됨에 따라 증권사들은 자체 플랫폼 개발과 조각투자플랫폼·블록체인 관련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STO가 수익성보다는 플랫폼 역량 강화 측면에서 증권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고객 유치를 통해 플랫폼의 활용성이 크게 증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들 중에서는 키움증권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STO 거래가 기관투자자보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면서 리테일 경쟁력이 성과를 가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시장 초기 증권사들 간 제공 상품의 변별력이 크지 않다면, 기존 플랫폼 매력도가 높은 증권사에 투자자들이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TO 시장은 해외주식 시장처럼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며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에게 인지도가 높은데, 대부분 영웅문의 편리함 때문에 개설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시장점유율은 각각 19.9%, 34.4%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키움증권은 리테일 1위 플랫폼을 굳건히 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영웅문S#을 7년만에 개편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국내와 해외주식 거래 앱을 통합하면서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했고, 실시간 조건검색과 다크모드스킨 등 기능들을 새로 추가했다.

또 키움증권이 수년 전부터 선제적으로 블록체인 업체들과 협업을 이어온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키움증권은 부동산(비브릭, 펀블, 카사), 음악 저작권(뮤직카우), 미술품(이랜드넥스트, 테사), 자체플랫폼(페어스퀘어랩)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뮤직카우와 투자자 예치금 보관을 비롯해 음악 저작권 자산 수익 유동화 관련 상호협력을 체결한 바 있고, 테사 등 일부 기업에 투자도 활발하다"며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된다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키움증권에서 STO 도입을 위해 자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디지털자산리서치팀을 신설한 점도 눈에 띈다. 지난달 신설된 디지털자산리서치팀은 현재까지 디지털자산 및 트렌드를 분석한 리포트 5건을 발간했다. 키움증권은 상황에 따라 STO와 관련한 추가적인 인원 충원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키움증권 관계자는 "아직 수익성이나 기대 효과를 언급하기에는 이른 단계이지만, STO는 고객들의 니즈가 있는 시장으로, 선제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며 "접근성이 높은 영웅문을 통해 STO를 선보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STO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전체적인 시장 규모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고객이 많은 키움증권이 STO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다른 증권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