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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CJ·종근당도 뛰어들었다…제약사 새 격전지 된 '마이크로바이옴'

셀트리온, 바이오텍 함께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나서 CJ바이오사이언스, 면역항암치료제 1·2상 FDA 승인

2023-02-20     최성수 기자
사진=유토이미지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성수 기자]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 주로 활용되던 마이크로바이옴(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최근 치료제로서의 역할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 여러 곳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뛰어들었다. 개발 분야도 항암제부터 파킨슨병까지 다양하다.

2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17일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회사인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와 마이크로바이옴 파킨슨병 치료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는 경구형 파킨슨병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생균치료제(LBP) 공동 개발에 나선다.

셀트리온은 개발 단계에 따라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에 연구비 등을 지원하고,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가 초기 개발 단계를 완료하면 셀트리온이 임상 및 허가를 담당할 예정이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도파민의 부족으로 인해 움직임에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파킨슨병 치료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9년 115억 달러(14조 9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셀트리온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나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3월에도 고바이오랩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과민성대장증후군,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맺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파킨슨병 치료제로 마이크로바이옴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며 “기술력 있는 바이오텍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속하고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임상도 활발하다. 신약개발기업 지아이바이옴은 지난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항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GB-104’에 대한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뿐 아니라 면역반응과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바이오마커 분석, 그리고 암 환자의 삶의 질 개선까지 평가하게 된다.

지아이바이옴은 올해 상반기 1상 임상시험을 완료한 후 하반기에는 지아이셀과 협력해 NK 세포와 마이크로바이옴 병용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CJ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달 20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치료제 후보물질 ‘CJRB-101’에 대한 임상 1·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CJRB-101은 CJ바이오사이언스가 확보한 면역항암 타깃 신약후보물질로, 기존 장내 미생물과는 달리 의약품 대량생산을 위한 공정개발이 진행돼 암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임상이 가능하다.

임상은 진행성 또는 비소세포폐암, 두경부 편평세포암종, 흑색종 등 전이성 암 환자를 대상으로 CJRB-101의 안전성 및 예비적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1·2상 연구로 진행된다.

미국과 한국의 다수 임상시험 기관에서 실시하며, 1상에서 46명, 2상에서 총 120명을 모집,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면역관문억제제인 펨브롤리주맙과 CJRB-101의 병용 투약 시 내약성 및 안전성, 유효성을 평가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우리나라 식약처에도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해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종근당바이오도 지난해말 연세대학교 의료원과 공동으로 세브란스병원 광혜관에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센터(CYMRC)를 개소하고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종근당바이오는 CYMRC를 통해 염증성장질환, 알츠하이머 치매, 간 질환 등 미충족 수요가 높은 적응증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준비중이다.

앞서 종근당바이오는 2017년 국내 유일의 장내미생물은행(IMB)을 설립하고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된 다수의 국책과제를 수행해온 바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전용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위탁개발생산(CDMO)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이외에 유한양행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위해 지난해 9월 에이투젠을 인수했고, LG화학은 지놈앤컴퍼니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후보물질(GEN-101)을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해 항암제로 개발중이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의 합성어로, 모든 미생물 군집과 유전체를 뜻한다.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개발에는 이미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으나, 그동안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에는 의구심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최초 허가 사례가 나오면서 치료제 개발에 불을 지폈다.

스위스 페링제약은 지난해 11월 30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리바이오타’로 미국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리바이오타는 심한 설사, 발열, 위 압통 등을 유발하는 C.디피실 감염증의 예방적 치료에 활용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사례가 나오면서 치료제로서의 마이크로바이옴의 위상은 더 높아졌다”며 “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 개발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