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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록히드마틴’ 닻 올리는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과제는...

2023-04-28     안병용 기자
왼쪽부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드디어 닻을 올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오랜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꿈을 이뤄준 주인공은 다름 아닌 김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의 육‧해‧공 분야를 통합 경영하며 그룹의 청사진을 그리는데 팔을 걷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올 상반기 내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전날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가 붙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한화가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한 지 4개월만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영향으로 대우그룹이 무너져 산업은행에 넘어간 지 22년 만에 민간 기업이 된다. 막대한 공적 자금이 투입돼 세금먹는 하마로 불리는 대우조선이 드디어 경영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이 과정에는 두 번이나 인수를 도전한 한화의 집념이 있다.

김승연 회장은 2000년대에 들어 그룹을 방산, 에너지, 항공우주 등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이었다. 하지만 6조원이라는 대규모 투자금액을 책정하고도 예상치 못한 글로벌 금융위기에 막혀 인수전에서 발을 빼야만 했다.

이후 15년 만에 김동관 부회장이 오히려 아버지가 계산했던 금액보다 적은 2조 원에 대우조선해양을 품었다. 이번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김 부회장이 맡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한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체 투자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1조 원을 출연했다.

이로써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김 부회장 중심의 그룹 승계 구도는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에도 그룹의 핵심인 한화와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체계적인 방산 육성 전략을 세우고 3개 계열사에 흩어졌던 관련 분야를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합하는 작업을 마친 상태다. 김 부회장을 그룹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이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정점을 찍은 모양새다.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에 들며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도 김 부회장이 주도할 것이 유력하다.

김 부회장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다듬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무대를 겨냥해 미사일·장갑차 등 지상 분야와 항공기 부품·엔진 등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경비함‧잠수함 등 특수선 건조 역량까지 더해지며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인력충원과 재무개선이 시급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조선3사 중에서도 인력 이탈이 특히 심하다. 한화의 인수 과정에서 자의반 타의반 경쟁사로 떠난 이들이 적잖다. 지난해 160명이 넘는 직원들이 경쟁 회사로 옮겼다. 10년 전 1만3000명에 이르렀던 대우조선해양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8300명으로 5000명 가량 감소했다.

특히 연봉 수준 차이로 인해 고심한 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우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이나 HD한국조선해양보다 연봉이 평균적으로 1000만원 가량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스란히 한화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력이 떠나면 이는 회사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 좋은 인력을 붙잡으려면 연봉 인상이 가장 좋은 당근책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영 정상화도 시급하다. 적자가 워낙 심하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542%이고, 영업손실은 1조6136억원이다. 올 1분기도 적자가 유력하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1분기 영업이익 196억원을 기록하며 22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고, HD한국조선해양도 585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이며 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벌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단순한 이익 창출을 넘어 일자리 창출, K방산 수출 확대 등 국가경쟁력 강화에 일조하겠다”면서 “침체된 거제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에도 큰 활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