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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IRA 압박에도 중국 놓지 못하는 이유

2023-05-03     김정우 기자
지난달 19일 (왼쪽부터) 이병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김규현 새만금개발청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쉬웨이 화유코발트 부총재, 김관영 전라북도지사, 강임준 군산시장이 'LG화학·절강화유코발트 새만금국가산업단지 투자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정우 기자]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으로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배터리 시장에서는 한-중 협력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 중국의 시장 규모와 배터리 원재료 공급 경쟁력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달 19일 중국 절강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을 통해 새만금국가산업단지에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2028년까지 연산 10만t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짓는 내용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새만금 공장에 메탈 정련 설비를 만들어 전구체 소재인 황산메탈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전구체는 2차전지용 양극재 원가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SK온과 에코프로는 지난 3월 중국 거린메이(GEM)와 합작법인 GEM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를 설립하고 새만금에 최대 1조2100억원을 투자, 내년까지 연산 5만t 수준의 전구체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3사는 앞서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별도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3분기부터 전구체 생산에 쓰이는 니켈 중간재(MHP)를 양산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달 중국 리튬화합물 제조사 야화와 모로코에서 양극재 소재인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한-중 배터리 소재 협업 배경에는 중국 기업들의 원재료 시장 지배력이 있다. 원석에서 광물을 채취해 정제·제련까지 가공하는 중간재 시장 선도 기업들이 중국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화유코발트는 자체 광산까지 보유한 세계 최대 코발트 채굴 업체며 야화는 리튬화합물 선두 업체다. GEM은 세계적 전구체 생산 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이기도 하다.

국내 업계는 리튬·코발트·망간 등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망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한꺼번에 번에 낮추기 어려운 만큼 합작법인 설립 등 협업을 통해 생산·가공 역량을 확보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IRA 해외우려단체(FEOC) 규정에 따라 배터리 부품은 2024년, 핵심 광물은 2025년까지 중국산을 배제하도록 보조금 정책을 통해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FEOC의 구체적인 범위가 확정되지 않아 양국 업계가 합작을 통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LG화학의 경우 향후 FEOC 범위에 중국 기업과의 합작법인까지 포함될 경우 지분 조정 등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 대한 국내 업계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지난해 전기차 판매 대수 655만8000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97.1% 시장이 급성장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18일부터 27일까지 ‘오토 상하이 2023’ 모터쇼에서 중국 시장을 겨냥한 배터리 기술과 제품을 대거 선보였으며 독일 뮌헨과 미국 보스턴에 이은 3번째 글로벌 연구소 ‘SDI R&D 차이나(SDIRC)’를 중국 상해에 설립하는 등 현지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지난 1일 중국 신왕다와 MOU를 체결하고 전기차 배터리용 분리막 제품 공급을 진행하는 등 중장기적 협력 관계를 맺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 신왕다그룹에 IT·전자제품용 분리막을 공급하던 것에서 전기차 배터리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