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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서 “강성팬덤 결별” 목소리 커져…“내부총질” 반박도

2023-05-23     최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에서 열린 '청년농업 현장방문 및 간담회'에서 수박을 먹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민주당도 70%는 쓰레기 의원들”, “수박의원XX”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게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내오시는 분에게 오늘 아침에 받은 문자”라며 공개한 문자 내용이다.

이 의원이 공개한 문자 내용엔 “200석 주어도 수박이 다수면 그런 민주당은 국힘당 만도 못하다”, “수박X들은 이번에 완전 박멸시켜야 한다”, “수박X들이 당선될 바엔 차라리 쓰레기 국힘당X에게 의원직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주로 강성 당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멸칭이다.

이 의원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비이재명계(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의 공격이 심화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무더기 이탈표’ 사태와 ‘돈 봉투 의혹’에 이어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코인) 투자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갈등이 재점화하면서다.

이에 강성 팬덤층과의 결별을 촉구하는 비명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민주당 일각에선 강성 지지자의 주장을 이해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등 당 내홍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 비명계 “이재명 강성 팬덤층 ‘문자 폭탄’은 폭력행위”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명계 의원을 향한 일부 강성 팬덤층의 ‘문자 폭탄’을 “본질적으로 폭력 행위”라고 규정하며 이 대표에게 팬덤 정치 청산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민주적인 정당에서 정말로 꼭 필요한 게 생각이 서로 다른 사람을 존중해 주는 것”이라며 “생각이 좀 다르다고 집단적으로 공격을 하고 폭력을 하는데 일반 국민들이 내 주권을 거기에 맡기겠나. 내 생각이 저기 가면 존중받지 못할 텐데 어떻게 거기다가 표를 보탤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강성 지지층에 결별 선언을 못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라는 사회자의 질문엔 “(민주당이) 그냥 가라앉는 거다. 늪에 빠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의 경우 이 대표 면전에서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행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고 최고위원은 전날(2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인 사태에서 비춰진 민주당의 모습은 국민들 눈에는 윤 대통령과 닮아도 참 많이 닮아보였다”며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윽박질렀고, 민주당의 쇄신을 외친 청년 정치인을 ‘9적’, ‘수박’이라며 좌표 찍기와 문자 폭탄을 퍼부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정도의 내용으로 문자를 보내오시는 분을 자랑스런 민주당원으로 여길 수 있을까”라며 이 대표를 향해 “이걸 보고도 강성 팬덤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신지 묻고 싶다”고 했다.

 

자료=이원욱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쳐.

◇ 민주당, 비명계에 ‘욕설문자’ 보낸 당원 제명

이 같은 문제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은 강성 당원을 징계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경북도당 윤리심판원은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지속적으로 욕설 문자를 보낸 당원 A씨에 대해 최근 당적을 박탈하고 강제 출당하는 징계 처분을 내렸다. 민주당이 비명계 의원을 향한 악의적인 ‘문자폭탄’을 이유로 당원을 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선 강성 지지자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변호사)은 2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원욱 의원이 받은 문자 내용 중 ‘200석 주어도 수박들이 다수면 민주당은 국힘당만도 못하다’는 부분을 언급하며 “저도 이거 동의한다”며 “대부분 당원들은 이거 동의하는 사람 되게 많다”고 말했다.

현 부원장은 “그러니까 민주당이 왜 이렇게 야당인데도 싸우지도 못하나. 내부 총질만 하고”라며 “야당은 기본적으로 여당이나 검찰과 싸워서 어떻게 해 나갈 생각을 해야 하는데 야당이 의석만 많고 뭐 하는 게 있냐, 많은 당원들 만나 보면 이런 의견이 되게 많다”고 주장했다.

이경 민주당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한 당원의 메시지 하나로 강성팬덤을 운운하며 당 대표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