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고' 열흘 만에…농심·삼양식품 라면값 결국 내린다
농심, 신라면·새우깡 출고가 4.5%, 6.9% 인하 삼양식품, 12개 대표 제품 가격 평균 4.7%↓ 오뚜기·팔도 등 "내부적으로 인하 여부 논의"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천소진 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 밀 가격 하락을 이유로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한지 열흘 만에 업계 1위 농심과 삼양식품이 라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농심이 신라면 가격을 인하한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농심의 결정 이후 삼양식품도 가격 인하에 나선 가운데 오뚜기 등 다른 업체들도 조만간 가격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라면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다음 달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이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은 다음 달부터 5% 인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농심이 얻게 되는 비용절감액은 연간 약 80억원 수준이며, 이번 가격인하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농심 관계자는 “가격 인하 대상인 신라면(봉지면)과 새우깡은 국내에서 연간 3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국민라면과 국민스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며 “이번 가격 인하로 경영에 부담은 있지만 국민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삼양식품도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하기로 했다.
삼양라면은 5입 멀티 제품 할인점 판매가 기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4%, 짜짜로니는 4입 멀티 제품 기준 3600원에서 3430원으로 5%, 열무비빔면은 5입 멀티 제품 기준 3400원에서 2880원으로 15% 인하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60년 전통의 국민 라면인 삼양라면 등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제품을 포함한 10여 종의 다양한 품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 인하는 추 부총리가 지난 18일 방송을 통해 국제 밀 가격이 하락세인데도 라면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소비자단체들은 라면은 물론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업계는 국내 밀가루 가격이 비싸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고, 이에 정부가 제분업계까지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일 대한제분·CJ제일제당·삼양사·사조동아원 등 7개 제분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밀가루 가격동향 및 전망, 업계 건의사항 등에 관한 논의를 했다.
이 과정에서 제분업계는 "업체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선물가격과 수입가격의 시차, 부대비용과 환율상승 등 어려움 점이 있으나, 밀 선물가격 하락과 물가안정을 위해 다음 달에 밀가루 출하가격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밀가루 가격 인하에 따라 업계 1위인 농심과 삼양식품이 가격 인하를 결정함에 따라 오뚜기 등 다른 업체들의 릴레이 가격 인하가 점쳐진다.
오뚜기는 다음 달 중 라면 주요 제품 가격 인하를 검토할 계획이며, 팔도는 내부적으로 가격 인하를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한편 농심이 이번에 새우깡도 가격도 인하하자 롯데웰푸드, 해태제과 등 제과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인하 계획은 없지만 타 업체 상황 및 시장 변화 등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