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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침묵' 대통령실, 내년 총선 앞두고 '여론전' 시작하나

풍수지리·양평道 등 각종 의혹과 논란에 침묵 신율 "직접 대응해 문제 키울 필요 없다고 생각" 이종훈 "논란된 해명에 '응답자제령' 내려진 듯"

2023-07-27     박준영 기자
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대통령실이 잇따른 의혹과 논란에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대통령 관저 선정에 풍수지리가가 개입한 의혹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 처가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백지화 논란에도 명쾌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반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가 기각된 뒤에는 즉각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실이 '선택적 침묵'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최근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제기된 의혹과 논란에 대한 입장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대통령 관저 후보지에 역술인 '천공'이 아니라 다른 풍수학자인 백재권 씨가 다녀간 정황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처가에 대한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 백지화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에 대해서도 "국토교통부가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의 장모인 최은순 씨가 통장 잔고증명 위조 등의 혐의로 법정 구속된 데 대해서도 대통령실은 침묵을 지켰다.

이는 각종 의혹과 논란에 공세적으로 대응했던 올해 초와 달라진 기조다.

대통령실은 지난 2월 천공이 새 대통령 관저 결정 과정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과 이를 보도한 언론 매체를 고발했다. 언론 공지를 통해 "‘역술인이 의사 결정에 참여했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가짜 의혹을 제기한 것은 공무원들과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악의적 프레임"이라면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또한 같은 달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심 판결이 나왔을 때는 대통령실 명의로 "민주당이 허위 주장을 해왔음이 증명됐다"며 즉각 대응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 리투아니아 빌뉴스 국제공항에 도착, 영접객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대통령실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일종의 '여론전'을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총선에 윤석열 정부의 성패와 정국 주도권이 달린 만큼, 잡음을 최소화하면서도 대야 공세(對野)에 주력하는 등 전열 정비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실제 대통령실은 지난 25일 헌법재판소가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논란으로 탄핵 소추된 이 장관의 탄핵심판청구를 기각하자 야권을 겨냥해 "거야의 탄핵소추권 남용"이라면서 "반헌법적 행태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각종 의혹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직접적으로 대응해 문제를 키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상황을 지켜본 뒤에도 여론이 계속 악화했을 때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꺼내는 형태로 대응 방식에 변화를 준 것 같다"고 밝혔다.

여론의 지탄을 받은 대통령실의 해명이 변화에 기폭제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리투아니아 순방 기간 김 여사가 명품 매장을 찾아 쇼핑한 것을 두고 한 언론에 '물건은 구매하지 않았고 호객행위가 있었다'는 취지로 해명해 논란이 됐다.

아울러 지난 폭우로 피해가 이어졌던 상황 속 윤 대통령이 순방 일정을 연장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을 두고서는 "지금 당장 대통령이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상황을 크게 바꿀 수 없다"고 밝혀 비판받기도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으로 되레 비판 여론이 확산하는 등 부작용이 생겼었기 때문에 논란이 될 바에 입을 다무는 게 낫다는 '응답 자제령'이 내려진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면서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둔 만큼, 의혹과 논란에 대한 해명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