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 개발 주도한 신현동 전 현대차 연구소장 별세

국내 독자 엔진 개발 주장...정세형 회장에게 공로패 받기도

2024-08-18     안효문 기자
신현동 전 현대자동차 연구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신현동 전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장(전 유진전장 회장)이 17일 새벽 서울 송파구 문정동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94세. 신현동 전 연구소장은 대한민국 첫 독자 개발 모델인 '포니'의 개발을 이끌고, 국내 기술로 독자적인 엔진을 만들자고 주장한 인물이다. 고인은 1929년 12월 경북 안동에서 출생, 대구농림학교와 육군병기학교를 거쳐 10여년간 육사 병기공학과 교관으로 일했다. 그는 영어에 능숙해 미 육사의 자동차 교재를 직접 번역, 한국에 자동차 이론을 도입했다. 1960년대 말 현대자동차(1967년 12월 창립)로 적을 옮겼고, 1970년대 초 임원(기술 담당 이사)이 됐다.
현대는 당시 정부가  '고유 모델 자동차 산업 육성 방안'을 추진하는데 발맞춰 국산차 개발에 착수, 기획실을 부활시키며 그에게 프로젝트 책임을 맡겼다. 그 결과 현대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최초의 국산 콘셉트카 ‘포니 쿠페 콘셉트’를 출품, 1976년 1월 포니 출시에 성공할 수 있었다.
현대차 포니 쿠페.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이후 1983년 독자 엔진(알파엔진)을 만들자고 주장, 그해 9월에 본사에 만들어진 엔진개발실 실장을 맡았다. 1984년 11월 마북리연구소를 완공한 뒤에는 연구소장·고문 등을 맡았다. 알파엔진은 이현순 박사 등이 개발을 주도해 고인이 퇴직하고 2년이 더 지난 1991년 1월 완성됐다. 1991년 2월 당시 정세영 현대차그룹 회장은 알파엔진 개발을 주장한 고인에게 공로패를 주기도 했다. 이현순 두산 고문은 "알파엔진 개발 당시에는 이미 현업에서 손을 뗀 후였지만 자주 얘기를 나누곤 했다"며 "아주 박학다식하고 자동차에 대한 애정이 깊은 분이셨다"고 전했다. 현대차 퇴직 후 2000년대 초까지 현대 아반떼에 들어가는 각종 전기배선을 공급하는 유진전장이라는 기업을 운영했다. 유족은 부인 배순남씨와 사이에 3남1녀로 신영철(미국 퍼듀대 석좌교수)·신영혜·신경철(전 유진로봇 회장)·신기철(전 유진전장 대표)씨와 며느리 김윤경·현은자(성균관대 아동청소년학과 교수)·육세라씨, 사위 장욱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 발인 19일 오전 4시40분, 장지 에덴공원. 02-3010-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