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잡아야 넘버3'...현대카드 vs KB국민카드 피말리는 싸움
현대카드 '애플페이'로 3위 경쟁 서막 신규 라인업 공개하며 격차 줄이기 결국 2030세대 잡아야 3위 가능성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3위 카드사' 자리를 놓고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의 경쟁이 치열하다. 애플페이 도입으로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현대카드와 그간 3위 자리를 견고하게 유지했던 KB국민카드의 격차가 줄면서 업계의 이목은 두 회사로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하반기 들어 애플페이 후광효과는 줄고 KB국민카드의 협업이 늘면서 순위가 다시 돌아올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두 카드사 모두 2030세대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어 예측이 쉽지만은 않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현대카드의 전체 신용카드 회원 수는 1184만2000명으로 카드사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의 회원 수는 1181만8000명으로 현대카드보다 2만4000명 모자란 4위를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5월 월간 신규회원 수 14만5000명을 연속적으로 달성하며 처음으로 3위에 오른 이후 꾸준히 넘버3를 지키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엔 16만6000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업계 1·2위 사인 신한카드(11만9000명), 삼성카드(11만6000명)의 신규 회원 수를 5만명가량 웃도는 수치였다.
반면 KB국민카드는 올 상반기 애플페이와 같은 특별한 무기가 없어 현대카드의 약진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효과로 인해 기업 브랜딩과 실적을 모두 잡았다"며 "이러한 선점효과를 유지하는 게 현대카드에겐 향후 점유율 상승을 위해선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애플페이 덕분에 만년 4위에서 3위까지
'만년 4위'였던 현대카드의 반전은 애플페이 서비스 덕분에 가능했다. 앞서 애플과 독점에 가까운 계약을 맺은 현대카드는 지난 3월 애플페이를 론칭하고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갔다.
실제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출시 이후 한 달간 신규 발급한 카드가 35만5000장에 달할 정도로 애플페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또 한 달 만에 가입토큰 수(신용카드 정보를 암호화해 발행하는 번호) 200만을 돌파하는 등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뿐만 아니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의 단독 파트너십 체결도 영향을 미쳤다. 점유율 상승에 어려움을 겪던 애플페이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 힘입어 현대카드는 KB국민카드에 앞선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현대카드의 회원 유입세가 주춤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애플페이 효과가 수그러들고 있는 데다 KB국민카드가 카드 라인업을 정비하고 본격적으로 영업 드라이브를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의 약진에 놀란 KB국민카드는 신규 주력 라인업 '위시' 시리즈를 앞세워 신규 회원을 모집했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이 상품 시리즈에서만 출시 후 7개월 만에 30만좌 발급이 이뤄졌다.
또 인기 캐릭터 '토심이와 토뭉이'의 디자인이 도입된 마이 위시 카드 토심이 디자인도 출시했는데 이 카드는 출시 1개월 만에 발급좌수 2만5000좌를 돌파했다.
이러한 노력과 애플페이의 초기 열풍이 사그라들면서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의 격차는 다시 줄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KB국민카드의 신규 회원 수(14만명)는 현대카드(12만명)를 앞질렀고 KB국민카드는 이 기세를 유지하며 3위 재탈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최근 신규 카드 브랜드 위시'를 통해 각종 신용카드 라인업을 재편성하고 있다"며 "신규 회원 유입이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유지에 노력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3위' 위해선 2030세대 잡아야…
업계에선 앞으로 진행될 3위 싸움의 키는 2030세대가 쥐고 있다고 예상한다. 실제 현대카드의 약진을 이끌었던 애플페이도 20대와 30대가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져갈 정도로 영향력이 높았다.
또 KB국민카드의 위시 카드 역시 발급 현황을 보면 MZ세대의 발급 비중이 79.8%로 기본 디자인(60.0%) 대비해서도 19.8%포인트 높았다.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 역시 2030세대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자사가 직접 아티스트를 섭외해 공연을 진행하고 고객에게 티켓을 판매하는 방식의 '슈퍼콘서트'와 각 분야의 연사를 초청해 강연을 개최하는 '다빈치모텔' 등 여러 문화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역시 최근 참석한 한 행사에서 "좋은 브랜딩을 하는 회사는 이런 비용을 따지지 않는다"며 "(마음껏 문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예산을 크게 책정해주는 편이다"라고 답하는 등 2030세대를 위한 문화 마케팅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KB국민카드도 최근 온라인 커머스 1위인 쿠팡과 함께 협업을 진행하면서 PLCC인 '쿠팡 와우 카드'를 출시했다. '쿠팡 와우 카드'를 쿠팡에서 사용하면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2030세대가 앞으로도 관련 시장에서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결국 장기적인 레이스로 봤을 땐 2030세대와 발맞춘 마케팅 전략이 추후 점유율을 좌우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