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 커뮤니티

만드는 데만 2500억...카드사들 '휴면카드 줄이기' 돌입

'페이' 등 간편결제 늘면서 실물카드 필요성 재조명 카드 제작 비용·휴면카드 늘어 대책 마련 시급 업계·당국 적극적으로 나서 방안 내놓을 예정

2023-11-08     최동수 기자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주요 소비 계층이 MZ세대로 넘어가고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 다양한 간편결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실물 카드 발급에 대한 필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1년 이상 이용 실적이 없는 휴면카드는 매년 늘고 실물 카드를 만드는 데 2500억원 이상 소비되면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자는 업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사용이 불가능한 카드가 매년 무분별하게 버려지면서 환경 오염 우려도 커지는 만큼 ESG 경영에 맞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카드사들은 실물 카드가 없는 앱 카드 전용 상품을 만드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금융당국 역시 휴면카드를 간편하게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휴면 신용카드 수는 총 1716만3590장으로 직전 분기 1670만6270장 대비 45만7320장(2.7%) 많아졌다. 지난해 3분기 1479만7620장과 비교하면 236만5970장(16.0%) 증가했다.

휴면카드는 1년 이상 이용 실적이 없는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로 휴면 전환되면 본인이 직접 이를 해제하지 않는 이상 이용이 불가능하다.

매년 카드사들이 부담하는 카드 발급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8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BC)의 카드 발급 비용은 7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6%(156억원) 늘었다.

카드사별로 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발급 비용이 175억원으로 카드사 중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카드 116억원 △BC카드 114억원 △국민카드 95억원 △우리카드 85억원 △하나카드 73억원 △롯데카드 67억원 △삼성카드 66억원 순이었다.

매 분기 800억원에 가까운 카드 발급 비용이 소모되면서 업계에선 올해 카드사가 새 카드를 만들며 들이는 비용을 연 25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카드사들은 지난해에도 연간 2700억원이 넘는 발급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결국 새로운 신용카드가 그만큼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신용카드 발급매수는 누적 1억2749만매로 지난해 말보다 2.7%(332만매)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체크카드 발급매수는 0.2%(19만매) 줄어든 1억498만매로 집계됐다.

카드사 관계자는 "종이·배송 등 매몰 비용이 증가하면서 한 카드사마다 매년 300억원 이상의 카드 발급 비용이 들고 있다"며 "줄이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지만 갑자기 실물 카드 발급을 중단하면 혼란이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의 ESG 특화 카드 '그린 웨이브'. 사진. KB국민카드.

◇ ESG 경영 외치지만 환경 오염은 속수무책

업계에서는 휴면카드 증가가 비용 문제는 물론 그간 ESG 경영을 외친 카드사들의 경영 방향과 반대되는 결과라고 지적한다. 카드사들은 매년 전담 부서까지 신설하며 ESG 경영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하고 있지만 휴면카드로 인해 매년 수백만개의 카드가 무분별하게 버려지면서 정작 환경 오염은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버려지는 카드들이 플라스틱 배출량 증가로 이어지면서 환경 오염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이러한 체계를 바꿀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을 찾긴 어려운 실정이다. 또 최근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가 카드사 주력 마케팅으로 자리 잡으면서 ESG 관련 활동에 대한 투자보단 특화 상품 개발에만 투자를 이어간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일부 카드사는 재활용 플라스틱, 나무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신용카드 상품을 출시하고는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해 폐기 카드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또 휴면카드 증가가 분실, 부정 사용, 범죄 등에 노출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해지가 되지 않은 카드를 이용해 해외 거래 등 각종 범죄에 사용하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커질 수 있다. 카드사들도 해외 거래 금지 시스템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휴면카드에 대한 고민도 여러 가지로 하고 있다"며 "친환경 카드는 다양한 방안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발급됐던 페이 전용 카드. 사진=각 사.

◇ 업계·당국, 상품 개발 등 대책 마련 돌입

이에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인 '휴면카드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간편결제를 활성화해 카드 발급을 줄이고 휴면카드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안 마련하기로 했다.

일부 카드사들은 신용카드를 비대면 채널에서 발급하고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에 특화된 전용 카드를 통해 실물 카드가 필요 없는 상품도 내놓고 있다. 해당 카드는 실물 카드 대신 모바일 카드를 발급받고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금융당국도 이용자가 직접 카드 발급 현황을 간편하게 확인하고 필요 없는 카드를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자신이 어떤 카드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고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건 바로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에 자동 해지 시스템이 있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이용자의 편의성을 해치는 경향이 있어 관련 민원도 많이 들어온다"며 "추후 도입될 당국의 시스템은 여러 카드사의 발급 현황을 한 번에 보고 간편하게 해지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은 긍정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