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이어 하반기도 부진 이어져
조달 비용 증가에 실적 악화 계속
다양한 방안 통해 위기 극복 노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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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카드사들이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역시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적 고금리 기조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연체율 상승 등의 대손 비용까지 불어나면서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업계에선 4분기 실적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대손비용 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내실 경영을 통해 실적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본업인 신용판매업과 금융업을 넘어 해외 영업 등 신사업 영역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3분기 전업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들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7369억원으로 전년 동기(8626억원) 대비 15% 감소했다. 누적 당기순이익도 2조78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530억원) 대비 11.7% 감소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BC카드가 696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감소(-48.2%)했고 우리카드가 34.1% 줄어든 1181억원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 역시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줄어든 4691억원을 거뒀다.

이 밖에 하나카드(1656억원→1274억원, 23.1%↓), 삼성카드(4565억원→4301억원, 5.8%↓), KB국민카드(3523억원→2724억원, 22.7%↓)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현대카드는 연이은 실적 악화 속에서도 신규 회원수 확대와 연체율 개선 등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현대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2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078억원) 대비 8.6% 증가했다. 롯데카드도 3분기 누적 순이익이 3657억원으로 전년 동기(2695억원) 대비 35.7% 증가했으나 이는 자회사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처분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고금리가 계속 이어지면서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실적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대내외적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조달 비용 늘면서 자본 건전성 관리 중점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는 올해 들어 매 분기마다 이어지고 있다. 영업이익·수익이 증가했지만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조달 비용이 크게 늘면서 떨어진 자본 건전성으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또 연체율이 올라가다 보니 충당금을 많이 쌓아야 하고 이러한 비용이 실적으로 이어졌다.

여전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점 역시 카드사에겐 악재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여전채를 발행해 수익을 내는 데 여전채 금리는 매 분기 최고점을 갱신하고 있다. 올해 3월 3.8%대였던 '신용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4일 기준 4.734%로 올랐다. '신용AA0' '신용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각각 4.811%, 5.084% 수준이다.

본업인 신용판매에서도 매년 어려움을 겪고 있다. 4.5%였던 가맹점 수수료는 2007년 이후 14차례 인하되면서 매출 구간에 따라 0.5~1.5%까지 낮아졌다. 업계는 동결을 외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또다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부를 검토하면서 전망은 밝지 않다.

카드사 관계자는 "지금 이 상황에서 더 인하하면 거의 수수료가 없는 수준이다"라며 "카드사가 본업을 포기하고 부업으로만 먹고 살아야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호소했다.

이와 더불어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 역시 카드사들에겐 부담이다. 이미 대부분의 카드사가 2200억~4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내놓은 상황에서 또다시 추가 상생금융안에 대한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들어오면서 없는 살림에 남은 자본까지 지원해야 하다 보니 실적 부담은 물론 당장 추가 방안을 검토하기도 쉽지 않다.

카드사들은 일단 추가 지원이 아닌 상생 프로그램 기한을 연장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는 올해 말까지 운영할 예정이었던 기존 상생 프로그램 기한을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신한카드는 신한은행의 추가 지원 발표 후 기존 상생금융 지원안의 진행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베트남 등 해외법인 우수직원 본사 초청 리더십 연수를 실시한 신한카드. 사진=신한카드.
베트남 등 해외법인 우수직원 본사 초청 리더십 연수를 실시한 신한카드. 사진=신한카드.

◇ 수익구조 다변화·해외시장 진출 등 다양한 방안 모색

결국 카드사들은 남은 하반기는 물론 내년 실적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익구조 다변화 △데이터사업 경쟁력 강화 △비용 절감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다.

실제 KB국민카드는 각종 제휴카드를 기반으로 모집 포트폴리오를 비대면 중심으로 전환해 회원 기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하나카드도 우량매출(기업카드·해외 체크카드)을 증대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우리카드도 올해 신규 출범한 독자카드 고객 기반 확대를 통해 본업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카드사들은 악화된 수익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동남아는 여전히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고 현금 소비율이 높은 국가로 알려졌다. 지급결제, 자동차 할부 금융 등에서 상당한 잠재력을 보유한 블루오션인 셈이다.

신한카드 해외 법인 4곳(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미얀마·베트남)은 올해 상반기 151억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113억3000만원) 대비 33.5% 증가한 실적을 공개하기도 했다. 우리카드의 해외 법인(미얀마·인도네시아) 상반기 순이익은 40억1000만원으로 전년 동기(11억1000만원)보다 261.61% 급등했다.

신한카드와 BC카드의 경우 데이터 산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삼성카드 역시 마이데이터 사업과 데이터전문기관 등을 통해 데이터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상품의 각종 혜택을 축소하고 있는데 이 같은 기조가 내년에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고민은 수익을 위한 신사업 개발이다"라며 "고금리에 대비한 위험 관리를 철저히 하며 조달 비용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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