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혀지는 격차'...신한카드 vs 삼성카드 1위 쟁탈전
자본력·사업 다각화로 맞불...다른 전략으로 불황 대비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신용카드사 1위 자리를 놓고 지키려는 신한카드와 뺏으려는 삼성카드의 싸움이 치열하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해 매 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삼성카드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러한 업황 악화를 기회로 삼고 있다. 신한카드 역시 데이터사업 확장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1위 수성에 나섰다.
고금리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카드사 실적 개선이 불투명한 가운데 업계에선 신한카드의 1위 수성이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내실경영'을 바탕으로 리스크 관리와 비용절감에 적극 나선 삼성카드의 반격도 주목된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카드는 전년동기 대비 0.8% 감소한 139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15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두 카드사의 당기순이익 차이는 127억원으로 격차는 매 분기 좁혀지고 있다.
반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를 제외한 다른 카드사들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순익이 급감했으며 카드업계는 신한과 삼성의 양강체제로 굳혀졌다.
시장 점유율을 판단하는 또 다른 기준인 개인 신용판매 회원수 점유율 역시 신한카드(20%)와 삼성카드(17.9%)가 변동 없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가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기존 상위권은 결국 신한과 삼성의 싸움"이라며 "당분간은 이 체계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같은 상위권...다른 사업전략
신용카드 점유율 양강 체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의 사업전략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양사는 서로 다른 전략을 통해 점유율은 물론 실적방어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심산이다.
1위 자리를 노리는 삼성카드는 본업인 신용판매 비중을 높여 사용자 수 유지에 전념하고 있다. 4년마다 가맹점 수수료는 인하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사업 리스크가 적은 영업활동을 확장하면서 리스크 관리와 비용 절감에 적극 나섰다.
특히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카드는 '대출영업 축소'와 '마케팅 비용 절감' 전략을 진행했고 지난 9월 말 기준 자산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신용판매의 비중이 71.7%로 1년 전보다도 1%포인트 늘었다. 반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비중은 각각 21.2%, 3.8%로 비중이 매우 적다. 할부·리스 사업 비중은 3.3%에 불과하다.
또 삼성카드는 올해 프리미엄 라인 '디아이디(the iD) 시리즈를 출시하며 우량 고객 회원을 끌어모았다. 올해 해외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고액 결제 비중을 높여 신용판매 실적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장기차입금 중심으로 자금의 만기를 분산해 금융비용 상승을 억제하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판매관리비를 절감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의 도전을 받고 있는 신한카드는 할부금융·리스 부문을 통해 영업수익을 더욱 늘렸다. 데이터 사업 확장 등 신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신용카드 누적 수익은 전년 대비 5.7%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할부금융과 리스는 각각 22.5%와 38.0% 급증했다. 실질적인 실적 선방은 할부금융·리스 부문에서 이뤄졌다.
신한카드는 데이터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선언하고 비카드 부문 수익 확장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갔고 소정의 성과도 거두고 있다. 실제 신한카드는 데이터 사업 관련 누적 매출액이 46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 7월 민간기업 최초로 금융위원회로부터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지정됐으며 지난 8월에는 민관 협력으로 제주시 관광 정책사업 지원에 나섰다. 또 신한카드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4400만명 신용데이터와 더치트(TheCheat)의 금융사기 관련 데이터 가명 결합을 통한 대안신용평가 모형 개발도 지원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공공 영역에서의 사회적 가치 창출 확대와 민간기업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데이터 활용을 지원해 국내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불투명한 내년 전망 속 내실 다지기
치열한 1위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고금리 기조 속 조달비용 상승세가 지속될 내년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도 나섰다. 특히 연체가 늘고 부실채권이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외연 확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튼튼한 자본을 갖고 있는 삼성카드가 신한카드보다 유리할 수 있다. 삼성카드의 경우 자산총계는 신한카드(44조4634억원)보다 15조원 적은 30조원 수준이지만 자본은 8조304억원으로 신한카드(7조9381억원)보다 많다.
이러한 자본을 바탕으로 삼성카드는 내실 기반의 효율경영을 강화하고 마이데이터 사업과 데이터 전문기관 등을 통해 데이터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계획이다.
신한카드 역시 비결제 부문 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진행할 예정이다.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결제사업 부진을 대비하고 데이터 사업만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신한카드는 지난 8월 토스와 '데이터 공동 사업을 위한 신용평가모델 및 금융서비스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제휴를 통한 사업화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한가지 사업으로만 회사를 유지할 수 없는 만큼 새 먹거리를 찾는 것 역시 업계의 주요 과제 중 하나"라며 "투자를 통한 외형 확대나 내실경영 등은 각 회사의 상황과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경쟁이 여신업계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