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임기 만료 최원석 BC카드 대표 '실적 부진·인적쇄신 움직임'에 연임 비상등
BC카드 3년 이끌었던 최 대표 거취 관심 실적 악화 영향으로 추가 연임 어려울듯 '안정'과 '세대교체' 놓고 모기업 KT 고심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곧 임기 만료를 앞둔 최원석 BC카드 대표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초 9개월 단기 연임에 성공했지만 실적 악화와 회원사 급감 영향으로 추가 연임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모기업인 KT의 수장까지 교체되면서 '대표 교체설'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최 대표가 글로벌시장 진출을 통한 수익 다각화 등에서 성과를 냈고 내년 카드업계 업황 역시 불안한 상황이라 안정을 위한 연임에 무게를 둘 수도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왔지만 앞서 KT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단행되면서 최 대표의 교체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 대표의 임기는 올해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3월 BC카드 대표로 취임한 최 대표는 지난 3월 2년의 임기를 마쳤지만 KT의 경영 공백으로 인한 임시 경영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올해까지 단기적으로 대표직을 연장했다.
최 대표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업계에선 최 대표 거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신사업 발굴' 등 최 대표가 그간 BC카드에서 보여준 성과 등을 토대로 불안정한 업황의 타개할 적임자라는 의견과 대표이사 교체를 통한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임기 만료를 앞둔 카드사 대표 중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실적이 악화된 BC카드다"라며 "실적 개선을 위한 카드로 대표 교체가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 실적 악화 등 이유로 교체 유력
최 대표의 연임에 대해 업계에선 △실적 악화 △고객사 이탈 △KT 대표 교체 △전 정부 인사라는 점을 이유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연임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온 가장 큰 이유는 '실적 악화'다. BC카드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96억원으로 전년동기(1344억원)와 비교해 48.2% 급감했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조달비용이 증가하며 올해 카드사 대부분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문제는 BC카드의 순이익 감소 폭이 다른 카드사보다 크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8곳의 전업 카드사의 누적 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했다.
또 최근 몇 년 새 BC카드의 주 수입원이었던 '결제망'을 이용하는 회원사가 급격히 줄며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관련 수입이 급감했다. 비씨카드는 은행·카드사의 결제 프로세싱과 정산 업무를 대행하면서 받는 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삼아 왔는데 지난 2021년 카드 결제 프로세싱을 대행했던 우리카드가 독자적인 결제망을 구축하겠다고 나서면서 최대 고객사를 잃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형 카드사 중 BC카드의 실적 부진은 가장 눈에 띈다"며 "단순히 업황 탓을 하기엔 실적 부진 여파가 내외적으로 강하게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8월 KT의 새 수장이 된 김영섭 대표가 취임 후 첫 임원 인사에서 임원 수를 대폭 감축하는 등의 인적 쇄신에 나섰다는 점도 최 대표 교체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KT는 지난달 30일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24년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상무 이상 임원은 98명에서 80명으로,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규모를 줄였다.
여기에 최 대표가 KT의 전임 사장 시절 임명된 인사라는 점도 연임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최 대표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21년 당시 구현모 KT 대표에 의해 발탁된 인물이다.
실제 김 대표 취임 후 첫 임원 인사에서는 현 정권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대거 KT에 합류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대선 후보 캠프 홍보단장을 역임한 임현규 부사장이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았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특검보를 맡아 윤석열 대통령과 합을 맞췄던 이용복 변호사가 법무실장 자리에 올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김영섭 대표는 성과를 통한 인사를 주로 했던 대표다"라며 "다른 부분보다 실적면에서 많이 부진한 최 대표를 교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안정에 초점 맞춘 유임 나올 수도
연임 가능성은 낮지만 일각에선 그간 최 대표가 이뤄온 업적과 내년에도 업황이 좋지 않을 카드업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안정에 초점을 맞춘 유임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 역시 최 대표가 결제망 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수익 기반을 모색하는 과정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앞서 최 대표는 신규 회원사 유치, 자체 카드발급, 대출업무 확대 등 기존 취급하지 않았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팩토링·가맹점 대출, 리스자산 등 사업 규모를 확대했으며 올해는 키르기기스탄 정부로부터 1조3000억원 규모의 '디지털 결제 전환 사업', 자카르타 주정부 은행과 '그린카드 플랫폼 사업', 인도네시아 정부 사업인 '표준 QR결제망 구축' 등 아시아 일대 다양한 정부 주도 사업도 따낸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실적 악화를 이유로 최 대표의 연임 여부를 판단하는 건 성급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의 경우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724억원·430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7%·5.8% 떨어졌지만 양사는 이창권 대표와 김대환 대표의 연임을 선택했다.
최 대표 연임에 대해 BC카드 관계자는 "KT그룹에서 아직 임원 인사 발표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최 대표 연임 가능성과 관련해 밝힐 수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