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KB' 어시스트한 두 효자 한걱정...손보·라이프생명 의존도 더 커져 부담감
KB손보·KB라이프 성장에 판도 변화 비은행 부분 차이로 리딩뱅크 탈환 대내외적 위기에 대응할 힘 길러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KB금융그룹에 포함된 보험 계열사가 나란히 웃었다. 지난해 연간 순익이 크게 오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은 그룹 성장에 힘을 보태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국내 금융지주사의 실적 판도 역시 보험·증권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갈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양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질적 성장에 경영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지적한다.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이 금융그룹 실적을 견인했지만 은행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선 안정된 성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B손해보험의 누적 당기순익은 7529억원으로 전년(5572억원) 대비 약 35.1% 증가했다. 보험계약마진(CSM) 규모도 8조5180조원으로 전년(7조9450억원)과 비교해 7.2% 늘었다.
손해율은 82.2%로 전년 대비 0.3%p(포인트) 개선됐다. 장기보험의 손해율이 전년 대비 0.6%p 오른 반면 자동차보험이 0.9%p 하락하며 선방했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신 지급여력(K-ICS) 비율은 전년 말 기준 216.1%로 전년 말 대비 27.8%p 대폭 개선됐다.
KB손보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화 등에 힘입어 순익이 크게 늘었다"며 "미래 이익 창출 기반인 CSM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통합 출범한 KB라이프의 실적도 개선됐다. 지난해 누적 2562억원의 순익으로 전년 대비 88.7% 급증했다. 지난해 신계약연납화보험료(APE)는 7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329억원 감소했다. 보장성 보험에서 956억원 증가한 것과 달리 연금보험에서 2902억원이 줄었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단기납 종신보험 중심의 보장성 보험 판매를 강화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며 "금리 변동에 따른 FVPL(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평가손익이 큰 폭으로 확대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 보험 계열사가 금융그룹 실적 견인
금융업계에선 KB금융그룹의 주력 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의 실적 약진이 지난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실적 판도를 갈랐다고 평가한다.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1.5% 늘어난 4조63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한 전년 대비 순성장이다.
KB손해보험의 경우 7000억원이 넘는 순익을 거두며 KB금융 내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 기여도에서도 큰 몫을 차지했다. 지난해 K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들은 순이익으로 △KB증권 3896억원 △KB국민카드 3511억원 △KB캐피탈 1865억원 △KB라이프생명 2562억원을 각각 기록했고 보험 계열사에서만 1조원가량의 순익을 거뒀다.
반면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모두 순이익이 일제히 감소했다. 신한금융은 순이익 4조3680억원, 하나금융은 3조4516억원, 우리금융은 2조516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각각 6.4%, 3.3%, 19.9% 줄어든 실적이다.
특히 KB금융그룹과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은 신한라이프가 지난해 472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등 생명보험과 카드사를 통해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지만 손보 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이 7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적자가 이어지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익 격차는 2639억원이다"라며 "결국 보험이나 비은행 부분에서의 실적 격차가 금융그룹 전체의 실적을 좌우했다"고 설명했다.
◇ 비은행 계열사 꾸준한 성장 '주목'
다만 일각에선 KB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확대와 더불어 해당 계열사들의 꾸준한 성장이 이뤄져야 추후 '리딩뱅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력자 역할에서 나아가 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를 함께 부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와야 된다는 것.
실제 KB금융그룹의 보험 계열사와는 달리 KB국민카드는 조달비용 증가와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악화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금융그룹 내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KB금융 역시 이자수익에 대한 비판이나 충당금 추가 적립 등의 리스크를 인지하고 양적 성장보단 비은행 계열사의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비은행의 역할에 따라 각 지주사 실적이 결정되는 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하면서도 은행 본연의 능력을 키우는 데 노력할 예정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 비은행 다 성장을 이뤄야 현재 금융권에 퍼진 불안정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