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에 꽂힌 페인트업계…‘2차전지’로 활로 모색
건축·차량용 도료시장 침체에 신성장동력으로 ‘2차전지’ 낙점 노루·삼화·조광페인트, 이차전지 신제품 개발·특허 경쟁 치열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하수 기자] 국내 페인트업계가 2차전지 분야 소재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주요 수요처였던 건축용, 차량용 도료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와 친환경차(xEV) 시장에 대응해 관련 소재·부품 개발‧생산에 힘을 주는 모습이다.
6일 페인트업계에 따르면 노루페인트는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4’(2024 InterBattery)에 참가해 이차전지 배터리 소재 13종을 선보인다.
노루페인트가 개발한 신제품은 배터리 화재 위험을 줄여 주는 기능성 제품으로 △이차전지 셀과 모듈 △팩에 적용할 수 있는 바인더(접착제) △몰딩제(마감제) △난연 우레탄폼 등으로 구성됐다.
앞서 노루페인트는 지난해 2차전지 소재기업 대주전자재료와 함께 ‘2차전지의 전극용 바인더의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를 등록하며 2차전지 소재 산업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 확보의 일환으로 주력 제품인 도료(페인트) 외에 에너지 소재, 첨단 소재, 친환경 소재, 고기능성 소재 등 4가지 분야에서 제품군을 확립해 왔다”면서 “내년부터 2차전지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실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화페인트는 최근 리튬이차전지용 전해액 첨가제를 안정적이고 고순도로 제조할 수 있는 신규 제조방법 특허를 취득했다.
리튬2차전지에 사용되는 전해액 첨가제는 불순물인 염소 이온이 존재할 경우 배터리 성능을 저하한다.
삼화페인트가 특허를 낸 기술은 '다이알칸설포닐 아이소소바이드 화합물'의 염소 이온 농도를 줄여 전기화학적 특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다이알칸설포닐 아이소소바이드는 리튬2차전지의 비수계 전해액에 함유시켜 전극 표면에 피막을 형성하는 첨가제다.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고 충전 시 전해질 분해에 의한 성능 저하를 막아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물질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존 다이알칸설포닐 아이소소바이드 화합물 제조법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위험성이 있고 작업시간도 길게 소요됐다. 그러나 이번에 특허를 낸 기술은 이러한 단점을 모두 해결한 것이 특징이다.
삼화페인트 관계자는 “리튬2차전지는 기술진보에 따라 점점 더 높은 에너지와 안전성 등이 요구되고 있다”며 “이번 특허가 배터리의 성능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광페인트는 일찍이 2차전지 소재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건설경기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페인트 사업 외에 신사업으로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미래 산업에 대비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21년 9월 씨케이이엠솔루션을 자회사로 설립하고 전기·전자 소재 분야 투자를 강화했다.
씨케이이엠솔루션이 현재 보유한 기술은 방열소재 ‘TIM’(Thermal Interface Material)으로 이차전지 셀 안정화 기술로 꼽힌다. 이차전지 셀을 구성하는 모듈·팩 사이 틈새에 방열 성능을 갖춘 접착도료 등을 채워 셀 내부 열을 빠르게 내보내고 식혀주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8월에는 2차전지 생산에 필요한 분리막 제조업체인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과 내열바인더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페인트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주 수입원인 건축용 도료만으로는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도료업계가 새 먹거리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급격한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