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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인 줄 알았는데...카카오페이손보 '미꾸라지'로 전락한 사연

야심 찬 출발에 비해 저조한 실적 부족한 상품 포트폴리오가 발목 적자 규모 줄이겠단 향후 계획 눈길

2024-04-03     최동수 기자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사진=카카오페이.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지난 2022년 10월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야심 차게 출범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보)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행자 보험 등 미니 보험 상품군을 강화하며 시장 장악에 나섰지만 적자 탈출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실패하면서 출범 당시 업계 예상보다 발전이 더딘 모양새다.

업계에선 카카오페이손보가 취급하는 상품 종류가 제한적이고 대면 영업 없이 온라인으로만 고객을 유치하다 보니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카카오페이손보는 생활밀착형 보장을 더욱 강화한 보험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B2B(기업간거래) 고객도 확대해 적자 규모를 줄이겠다는 각오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페이손보의 순손실 규모는 373억원이다. 출범 첫 해인 2022년 2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후 매년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출범 당시 막강한 플랫폼을 등에 업고 보험시장 판도를 바꿀 '메기'로 기대를 받았다. 이후 온라인 금융사기 피해를 보장하는 금융안심보험과 홀인원보험, 여행자보험 등 3개 상품을 출시했으나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해 7월 출범 9개월 만에 CEO(최고경영자)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설립을 주도한 최세훈 전 대표를 고문으로 옮기고 보험업계에서 IT 및 인슈어테크 전문가로 평가받는 장영근 대표를 선임하며 변화를 꾀했다.

장 대표는 취임 이후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휴대전화보험, 해외여행 보험료 환급 등을 내놓으며 일상 속 보장 혜택을 더욱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장 대표의 전략은 적중하면서 해외 여행보험 누적 가입자 수가 30만명을 넘었다. 특히 해외여행객이 급격히 늘어난 지난해 연말에는 매주 최대 체결 건수를 경신했다.

다만 이러한 생활 보험 판매가 실적에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는 점은 장 대표의 숙제 중 하나다. 보험 판매는 적극적이었지만 연간 실적 기준으로 적자 수렁에서 빠져나오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CEO 교체를 통해 카카오페이손보가 변화에 나섰지만 실적 악화는 매년 더 심해지고 있다"며 "CSM(계약서비스마진) 확보에 유리한 장기 보장성 보험 위주로 상품 포트폴리오 전체를 변경해야 적자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장영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진=카카오페이.

◇ 제한적 포트폴리오가 성장 가로막아

출범 당시 플랫폼의 막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보험 시장의 메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카카오페이손보가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결정적 이유에 대해 업계에선 '소액 보험 포트폴리오'를 꼽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그간 보험료가 낮고 가입 기간이 짧은 소액단기보험 위주로 판매하며 보험 수익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카카오페이손보가 현재 팔고 있는 보험들 역시 해외여행보험, 휴대폰보험, 금융안심보험, 골프보험 등의 모두 월납 보험료가 1만원 이하부터 시작하는 소액보험이다. 적은 보험료로 특정 질병이나 상황만 한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어 젊은 층의 수요가 높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장기 보장성 보험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지난해부터 시행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른 CSM 개선을 위해 카카오페이손보는 운전자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장기보험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지만 비대면 위주의 영업 방식이 적극적인 시장 진출을 막고 있다. 장기보험은 단기 보험에 비해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보험료가 높아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가입하기 쉽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손보가 출시한 운전자보험이 판매 1주일 만에 가입자 1만명을 돌파하면서 장기보험 진출을 위한 첫발을 내디딘 상황이다"라며 "다만 만년 적자 구조인 디지털 보험사 이미지를 탈바꿈하는 계기로 작용할지는 좀 더 지켜볼 문제다"라고 말했다.

◇ 적자 규모 줄이기 위해 협업 적극 추진

'적자 탈출'은 카카오페이손보 뿐 아니라 모든 디지털 손보사들의 필연적 숙제지만 카카오페이의 종속회사인 카카오페이손보의 경우 모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주면서 실적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카카오페이는 종속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과 카카오페이손보, 케이피보험서비스의 재무 현황을 반영하자 실적이 하락했다.

이에 대주주인 카카오페이가 자회사의 적자 규모를 줄이겠다고 단언한 만큼 카카오페이손보의 향후 계획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페이손보는 디지털 보험사로서의 차별화한 보험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것과 동시에 B2B 고객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적 개선을 위해 카카오 관계사와의 협업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손보는 'DIY 상품' '무사고 환급' 등의 서비스를 활용해 보험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보험비교플랫폼을 통해 펫보험도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선 카카오페이손보가 수익성을 개선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업 특성상 손해보험의 적자 축소에는 상당 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포트폴리오 개선이 시급히 이뤄지면 실적 개선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