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꿈의 10만 전자' 기대감...1분기 영업익 6조6000억 깜짝실적
지난달 엔비디아 CEO 발언으로 급등...반도체 부문 1분기 흑자전환 대만 강진 수혜 가능성...TSMC "일부 생산라인 긴 시간 조정 거쳐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영문 기자] 국민 주식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인공지능(AI) 테마 대장주인 엔비디아와의 협업 가능성과 대만 강진의 여파로 꿈의 10만전자를 기록할 확률이 높아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날(4일) 8만53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연이어 52주 신고가를 경신 중으로 이날도 1.43% 올랐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순매수세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20일과 21일, 그리고 지난 2일 무려 1000만주 넘게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가의 오름세는 지난달 19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발언이 기폭제가 됐다. 황 CEO는 미국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사용하고 있냐는 질문에 "아직 사용하고 있지 않다"라면서도 "현재 테스트 중이며 기대가 크다"라고 언급했다. 또 "HBM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며, 기술적인 기적과도 같다. 그들은 겸손하다"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AI 열풍이 불면서 1년 전 300달러도 안 되던 주가가 3배 이상 오른 900달러선을 오르내리고고 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1년 만에 2조달러를 돌파하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인공지능 테마의 대표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는 엔비디아와의 협업 가능성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뛰기 시작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회복과 갤럭시 S24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31.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6조5700억원)보다도 많다.
매출은 71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37%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매출이 70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2022년 4분기(70조4646억원) 이후 5분기 만이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 전망치를 20%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1분기 깜짝실적으로 증권가는 올해 연간 실적 추정치도 상향하면서 목표주가를 적게는 9만5000원에서 최대 11만원으로 높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은 310조원, 영업이익은 34조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 41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메모리 반도체의 손익 개선과 지난해 최대 수주(160억달러)를 기록한 파운드리 사업이 올 하반기부터 흑자전환 가시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개선은 메모리 실적 개선에 따라 DS 사업부를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이라며 "당초 메모리 업계의 가동률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급 악화 가능성을 고려해 하반기 가격 전망을 다소 보수적으로 추정해왔으나 예상 대비 우호적인 수요 환경과 HBM 믹스 개선 등을 고려해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지난 3일 대만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이것이 삼성전자의 실적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60%로 압도적인 1위인 TSMC와 4위인 UMC가 모두 대만 기업으로 대만에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진 발생 직후 TSMC와 UMC는 모두 공장을 일부 중단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곧이어 TSMC 측은 성명을 통해 "일부 반도체 공장의 소수 설비가 훼손되어 일부 생산라인이 영향을 받았다"라며 "진폭이 비교적 큰 지역의 일부 생산라인은 비교적 긴 시간의 조정을 거쳐야 자동화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D램 및 파운드리 가격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