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직격탄 맞은 보험사들 외국인 통해 반전 노린다
외국인 고객 증가에 설계사 영입 등 노력 고객들도 적극적 영업에 보험 가입 늘어 특화상품 부족, 불완전판매 등은 개선해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업황 악화에 고심 중인 보험사들이 외국인 고객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외국인 고객이 매년 증가하면서 보험사들은 특화 지점을 만들거나 외국인 보험설계사를 양성하는 등 외국인 고객 모시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외국인 고객들 역시 한국 보험의 장점을 느끼고 가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매년 외국인 고객은 늘고 있지만 대다수 보험사들이 기존 상품을 판매하고 외국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외국인 특화 상품이나 보험 관련 서비스 등이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또 불완전판매 위험성이나 불법체류자에게도 보험 판매가 이뤄졌다는 점 등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부터 보험 관련 정보와 서비스를 월 1회 고객의 모국어로 제공하는 '외국인 고객 케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회사가 직접 케어하는 고객 안내 서비스를 외국인 고객까지 확대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새롭게 계약을 체결한 외국인 고객은 다양한 보험 정보와 서비스를 해당 고객의 모국어로 제공받을 수 있다. 신규 가입고객 비율이 높은 중국어, 러시아어부터 시작해 추후 영어 등 다른 언어로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 2022년 12월 외국인 설계사로만 구성된 '글로벌영업단'을 출범해 현재 174명의 외국인 설계사가 활동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외국인 특성에 맞는 컨설턴트 육성 시스템 및 고객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도 2019년 생명보험 업계 최초로 외국인 고객을 위한 '신계약 모니터링 외국어 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삼성화재 역시 외국인을 위한 금융 상담 서비스 센터를 통해 모든 고객에게 무료 금융 상담을 지원하고 주 1회씩 러시아어 완전 판매 모니터링도 실시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서비스 강화와 더불어 외국인 보험설계사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월 기준 대형 4개 생명보험사(삼성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농협생명)의 외국인 전속설계사는 788명으로 전속설계사 조직을 분리한 한화생명의 판매자회사(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외국인 설계사 1140명까지 포함하면 약 2000명에 달한다. 대형 5개 손해보험사(메리츠화재·한화손보·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 외국인 설계사도 951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 특히 동남아시아 등에는 보험산업이 발달되지 않아 국내 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일반 가입자들만큼은 아니지만 외국인 고객을 위한 서비스도 매년 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 침체된 보험산업의 새로운 먹거리
보험사들은 저출산으로 인해 침체된 보험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고객을 선택하고 투자를 늘리며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외국인 고객들도 이러한 보험사의 서비스 강화와 관련 상품 출시 등으로 인해 보험 가입을 지속적으로 문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보험사 상품에 가입한 외국인은 84만511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인 2018년 47만3205명 대비 78% 늘어난 수치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경우 2017년 이후 외국인 고객 수는 매년 16.5% 성장하며 지난해 8만명을 넘어섰다. 2017년 3만2000명이었던 외국인 고객 수는 2018년 3만7000명, 2019년에는 4만2000명, 2020년 4만9000명, 2021년 6만명, 2022년 7만명을 기록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외국인 고객이 주로 가입하는 건강·상해 등 보장성 보험을 강화하고 외국인 설계사를 통한 가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외국인 고객의 84%가 건강·상해 보험을 들었고 종신보험은 14%, 연금·저축 보험은 2%가량이었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가입을 원하는 외국인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라며 "외국인을 위한 다양한 특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대부분의 보험사가 기존 상품 판매와 외국어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관련 특화 상품이나 보험에서 파생될 수 있는 혜택에 대한 안내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 또 불완전판매 위험성이나 불법체류자에게도 보험 판매가 이뤄졌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인구도 고령화가 될 수 있고 지역적 분포 및 체류 목적이 다양화될 것에 대비해 다양한 특화 상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대상 보험에 대한 관심은 물론 관련 소비자 보호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