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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돌고 돌아 '친윤' 정진석 비서실장 발탁…'여야 원만한 소통 기대'

정무감각 갖춘 '5선 중진'...여소야대 염두 소통에 방점 정진석 "국민 눈높이에서 객관적 관점 말씀 드리려고 노력"

2025-04-22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신임 비서실장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했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1일 국민의힘 참패로 끝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지 12일 만이다.

그동안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한 여소야대 국면이라는 점을 고려해 '소통'이 강점인 정 의원을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전 의원이 당내 대표적인 '친윤'(친 윤석열) 인사인 만큼 야당의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직접 신임 비서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당선인 시절이었던 2022년 4월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마련돼 있던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김대기 전 비서실장에 대한 인선안을 발표한 바 있지만, 정부 출범 이후에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대통령실이 꼽혔던 만큼, 직접 나서 인적 쇄신으로 정국 돌파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 의원의 이력을 일일이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소통 부족'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만큼 소통에 방점을 둔 인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 전 의원이 한국일보에서 15년 동안 기자로 근무했다고 밝히면서 "정치부에서 국회 출입을 오래 했고 워싱턴 특파원과 논설위원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0년에는 16대 국회에 진출해 5선 국회의원을 했고 청와대 정무수석도 지냈다"면서 "당에서는 비대위원장과 공관위원장을 지내고, 국회에서는 국회 부의장과 사무총장을 맡았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 전 의원에 대해 "여야 두루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비서실장으로서 용산 참모진뿐만이 아니라 내각, 당, 야당, 언론과 시민사회와 원만히 소통하면서 직무를 잘 수행해 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 출신인 정 의원은 서울 성동고,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일보 기자를 거쳐 16대 총선 때 충남 공주·연기에서 처음 당선됐다. 5선 중진인 그는 정치권 내에서 정무감각과 경륜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정무수석을 지내 야당 의원들과 친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을 맡으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이번 총선에서는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해 6선에 도전했으나 문재인 정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박수현 민주당 후보에게 졌다. 부친은 내무부 장관을 지낸 고 정석모 전 의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소개한 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 등 현안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후임 비서실장에 관료가 아닌 정치인 출신 인사를 기용한 것은 국회와의 소통을 늘리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로 남은 임기 3년을 여소야대 상황에서 보내야 하는 만큼 국정을 잘 끌어 나가기 위해선 정무감각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소통감각이 탁월한 인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셈이다. 특히 정 의원이 1960년생으로 동갑내기인 만큼 주요 현안에 대한 전반적인 조언을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원은 이날 삼봉 정도전이 ‘백성을 지모(智謀)로 속일 수 없고 힘으로 억누를 수는 더욱 없다’고 한 것을 언급하면서 "600년 전 왕조 시대에도 국민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그랬다”며 “지금은 공화국이다.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대통령께 객관적인 관점에서 말씀을 드리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별도의 원고 없이 비서실장 인선을 발표했고, 이후엔 기자들의 질문도 받았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참모들에게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는데 향후 국정 운영이나 소통 방식에서 어떤 변화를 생각 중이냐’는 질문에 "용산 참모들이 앞으로 메시지 등을 할 때 국민들께서 이해하고 알기 쉽게 하자는 뜻"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지난 2년간 중요한 국정 과제를 정책으로 설계하고 집행하는 쪽에 업무의 중심이 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며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 정책이 세워져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국민들께 더 다가가서 우리가 나가는 방향에 대해 더 설득하고 소통하고 이러한 정책 추진을 위해 여야, 당 관계뿐 아니라 야당과의 관계도 더 설득하고 소통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정 의원 같은 분을 비서실장으로 모신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번 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논의할 의제에 대한 질문에는 "이 대표를 용산으로 초청했기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기보다 얘기를 좀 많이 들어보려고 한다”며 “여야가 그동안 입장을 보면 극명하게 차이가 났다. 그렇지만 일단 좀 서로 의견을 좁힐 수 있는 민생 의제들을 찾아서 국민들 민생안정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몇 가지라도 좀 하자는 그런 얘기를 서로 하게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형식으로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은 것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마지막이었다. 그해 11월에는 기자들과 하는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 2023년 5월에는 취임 1년을 맞아 비공개 오찬 간담회를 열고 대통령실 출입기자들과 소통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