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라이나생명 약진...생보 '빅3' 균열 조짐 보인다
'빅3' 생보사 시장 점유율 50% 이상 교보생명 부진에 신한라이프 급부상 순위 변동 위해 영업력 강화 노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생명보험업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간 실적이 밀렸던 생보사들이 지난해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면서 삼성·한화·교보생명으로 이뤄진 '빅3' 구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부진했던 교보생명에 비해 신한라이프의 약진이 돋보이면서 견고했던 '빅3' 구도가 '빅4' 체제로 개편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시장 점유율 50%를 넘는 대형 생보사들이 거센 추격을 받으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시장을 지키려는 '빅3' 보험사들은 영업에 힘을 더 쏟겠다는 뜻을 밝혔고 신한라이프 등 뒤를 쫓고 있는 보험사들도 이에 질세라 영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보험 산업 특성상 '빅3' 구도가 흔들리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빅3 생보사의 시장 점유율은 수입 보험료 기준 52.1%(58조6127억원)로 전년 말보다 0.8%포인트 증가했다. 회사별 점유율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22.7%, 16.9%로 전년보다 각각 1.0%, 2.2% 늘었다. 한화생명만 12.5%로 같은 기간 1.5%포인트 줄었다.
실적 부문에서도 빅3가 여전히 상위권을 지켰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경우 순익 1조3829억원, 신계약CSM 3조6282억원으로 수익성과 영업력에서 다른 보험사와의 차이를 보여줬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은 6163억원, 교보생명은 4890억원을 달성하면서 2·3위를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의 점유율이 늘어난 건 보장성 보험 신계약 증가 때문이다"라며 "저축성보험(생사 혼합 및 생존보험) 판매량 감소 등으로 생보사의 전체 수입 보험료(132조6837억원→112조4075억원)가 줄었지만 대형 3사는 보장성보험 판매량을 늘려 점유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 '교보생명 부진·신한라이프 약진' 변화 가져와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갈 정도로 빅3 생보사의 영향력은 여전했지만 신한라이프와 라이나생명의 약진은 기존 구도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특히 신한라이프의 경우 교보생명의 하반기 부진을 기회로 삼으면서 빅3가 아닌 빅4 진입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나생명 역시 지난해 보험계약마진(CSM)을 5조5155억원 이상 거두면서 전년대비 3조3000억원 가량 폭증했고 대형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지난해 교보생명의 당기순익은 4891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4% 크게 늘었지만 작년 4분기엔 1138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신한라이프의 추격을 허용했다. 신한라이프는 같은 기간 4724억원의 당기순익을 달성하면서 교보생명과의 순익 차이를 약 170억원까지 좁혔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두 생보사의 격차는 3000억원이 넘은 바 있다.
업계에선 이러한 두 보험사의 격차가 좁혀진 결정적 이유에 대해 CSM을 꼽았다. 작년 9월 말 기준 신한라이프의 CSM은 7조2029억원으로 교보생명(6조3948억원)보다 약 8000억원 더 많았다. CSM이란 보험사가 보유한 모든 보험계약의 미실현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것으로 보험사 장기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 척도로 급부상했다. 생보사들이 CSM을 늘리기 위해선 종신보험, 건강보험 등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를 확대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기순익은 신한라이프가 교보생명보다 CSM이 많아 나온 결과다"라며 "저축성 보험 비중이 큰 교보생명의 포트폴리오 특성상 CSM 격차는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교보생명이 자산과 자본 규모 면에서 신한라이프를 여전히 앞서고 있어 여전히 빅3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교보생명 별도 기준 자산 총액은 115조원, 신한라이프 58조5000억원 수준이며 자본 역시 교보생명(9조7624억원)이 신한라이프(8조4465억원)를 훌쩍 앞선다.
규모 면에서 아직 신한라이프에 크게 앞서고 있지만 견고했던 빅3 구도에 금이 가면서 교보생명은 올해 영업 경쟁력을 크게 높일 예정이다. 교보생명은 올해 1월 '교보통큰암보험'을 내놓은 이후 '교보뇌·심장보험'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건강보장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신한라이프도 교보생명과의 격차를 더욱 줄이기 위해 영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올해 첫 신상품으로 '신한 통합건강보장보험 원(ONE)'을 출시하고 GA(법인보험대리점)채널 경쟁력을 강화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산업은 설계사 중심의 '인적 영업'이 가장 중요한 업권이기 때문에 빅3 구도가 쉽기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하지만 지금 상황이 이어진다면 추후 빅3가 아닌 빅4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