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 7곳, 1556억원 규모 불법 공매도 추가 적발
미차입 주식 반영·잔고 관리 미흡·수기 입력 오류 등으로 무차입 공매도 발생 투자자 자체 관리 시스템 기반 전산화 방안 마련...3중 관리로 방지 가능성↑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영문 기자] 금융당국이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대한 불법 공매도 전수조사 중간결과 7곳에 대한 혐의를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건 모두 관리 시스템 미비, 수량 오입력 등으로 인한 무차입 공매도 때문으로 최근 발표된 기관투자자 자체 관리 시스템 기반 전산화가 도입될 경우 이같은 불법 공매도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은 글로벌 IB 불법 공매도 중간조사 결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외국인 전체 거래량의 90% 이상 차지하는 글로벌 IB 14사에 대해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 결과 이번에 7곳에서 불법 공매도 혐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최근 적발된 7곳의 불법 공매도 규모는 49개 종목, 1556억원이다. 지난해말 조치 완료한 2곳을 합하면 총 2112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발생한 글로벌IB의 불법 공매도 역시 내부통제 시스템 미비, 운영자의 과실 등으로 인한 무차입 공매도 발생이 주요 원인이다.
먼저, 외부에 대여됐거나 담보로 제공된 처분제한 주식이 반환되기 전 매도주문을 제출했거나 차입되지 않았는데 더 많은 양의 매도 주문을 제출한 경우가 있었다.
또 내부부서 간 주식대차 과정에서 기 대여된 주식을 타 부서에 매도하는 등 소유 주식을 중복 계산함에 따라 과다 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 주문을 제출한 사례도 있으며 보유잔고를 확인하지 않고 주문을 제출하는 등 수기 입력 과정에서의 오류로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했다.
앞서 적발된 2곳의 사례까지 포함하면 모두 관리 시스템 미비와 관리 부실, 오입력 등으로 인해 불법 공매도가 이뤄진 것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방안으로 예방이 가능해 보인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이 자체적으로 잔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잔고를 매일 금융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이를 적용한 한국거래소의 불법공매도중앙차단시스템(NSDS)이 기관투자들의 무차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은 기관투자자들이 자체 잔고 관리 시스템에 이상이 없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만약 기관 투자자들의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될 경우 기관투자자와 증권사에 제재가 가해진다.
금융당국은 해당 방안이 장기적으로 불법 공매도 사전 방지에 가까운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하고 이에 대한 제재를 가하면 자체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면서 점차 완성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관투자자들에게 자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게 하는 것이 비용 부담을 야기해 공매도 시장의 접근성을 떨어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그간 해외·기관 투자자들과 꾸준히 소통해 자체 관리 방안을 내놓았다"라며 "기관투자자들도 공매도 재개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해당 안에 우호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홍콩의 주요 글로벌 IB와의 현지 간담회를 통해 한국 공매도 제도 및 전산시스템 개선 추진 사항을 설명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 사항 등을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 자체 관리에 증권사 점검, 중앙차단시스템까지 3중으로 관리가 된다면 잔고 오류 등으로 인한 무차입 공매도 방지에는 충분히 효과적일 것이다"라며 "밸류업 등으로 인해 한국 증시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최적의 방안을 도입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