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빅뱅]대한전선, 미국·중동·베트남·남아공 등 전방위 수주전
해저케이블에 9400억원 투자
AI 산업의 고성장은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등 전력 수요를 촉발하며 관련 업계에 호황을 불러왔다. 전력 생산시스템 효율화, 전력 수요·공급 매칭 등 AI 생태계로 파생하는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재생에너지를 여러 국가 및 지역과 연계하기 위한 초고압 직류송전(HVDC)망과 각종 해저케이블, 전력 분산화 기조에 따른 ESS(에너지저장장치) 저변 확대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업계는 ‘전력 빅뱅’의 시대를 열어가는 중이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용구 기자] 대한전선은 쿠웨이트 최초의 광케이블 생산 법인인 대한쿠웨이트 공장의 준공을 앞두고 있다. 원활한 물량 공급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주변국으로 진출하기 위한 행보다. 대한전선은 2017년 사우디 생산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중동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또 베트남 생산법인 매출은 2021년 843억원에서 지난해 1158억원으로, 남아공 생산법인 매출은 같은 기간 645억원에서 930억원으로 증가했다.
생산라인 고도화 전략에 따라 남아공 생산법인에는 중저압 케이블 생산 설비가 확충되고 있다. 베트남 생산법인엔 초고압 케이블 양산을 위한 절연 설비가 보강될 예정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해저케이블 등 신규 생산 설비를 확충하고 기존 설비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은 해저케이블에 94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지난 3일 충남 당진 해저케이블 1공장 1단계 가동에 돌입했다. 2단계는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공장의 경우 부지 확보 단계에 있다.
2단계가 완료되면 해상풍력발전기와 해상변전소를 연결할 ‘내부망’부터 해상변전소와 육상변전소를 잇는 ‘외부망’에 이르는 해저케이블 프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2공장까지 추가될 시엔 HVDC(초고압 직류송전) 해저케이블의 생산도 가능해진다.
해저케이블 포설선(CLV)을 보유했다는 점에선 수익원 다변화도 가능하다. 대한전선은 지난해 말 CLV 1기를 매입하며 용선(傭船) 사업에 진출했다. 해저케이블 수요 확대에 따른 포설선 공급 부족의 흐름을 고려했다. 해저케이블 생산과 시공까지 가능한 턴키(Turn-key) 역량을 확보하고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 국내 기업과 510억원 규모의 용선 계약을 체결하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대한전선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3300억원 이상의 수주를 달성했다. 미국 진출 후 최대 실적을 냈던 2022년 연간 누적 수주(약 4000억원)의 80%를 웃도는 수치다. 초고압 전력망 구축 및 노후 케이블 교체 사업 등으로 수혜를 봤다. 특히 뉴욕 도심의 노후 케이블 교체에 독자 개발한 ‘방향전환 포설방식’을 적용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 1월 쿠웨이트 400㎸(킬로볼트)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 수주에 이어 2월에는 이집트 정부 합작사가 발주한 500kV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따냈다.
대한전선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885억원, 영업이익 288억원을 기록해 2011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63% 증가했다.
실적은 △2021년 매출 1조9980억원·영업이익 395억원 △2022년 매출 2조4505억원·영업이익 482억원 △지난해 매출 2조8440억원·영업이익 798억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