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변압기 제조사' 산일전기, 슈퍼사이클 시기 맞춰 코스피 시장 노크
내실 다져 20년 만에 상장 추진 3년새 연평균 영업익 865% 증가 상장으로 최대 2280억원 자금조달 "글로벌 선두기업 입지 공고히 할 것"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장은진 기자] "코스닥 상장 붐이 일어났던 20년 전, 상장을 시도했으나 '특수변압기' 기술력에 대한 관심이 적어 후일을 도모하기로 했다. 고객사 확보 및 실적 성장으로 내실을 다진 올해가 증시 상장 적기라고 판단한다."
박동석 산일전기 대표는 5일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피 상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산일전기는 지난 1987년 설립된 특수변압기 및 리액터(전류의 변화에 저항해 전류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데 사용되는 전자기기) 등 전력기기 제조 및 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특히 송배전 전력망과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 및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전기차(EV) 충전소 및 데이터센터 등에 다양한 변압기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시장별 매출액 비중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및 ESS가 56.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뒤이어 송배전 전력망 32.1%, EV충전소 및 데이터센터 등 기타 11.4% 등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수출 규모를 늘리며 큰 폭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 비중은 2021년 66.4%에서 올해 1분기 84.5%로 확대됐다. 전체 수출액 대비 미국 수출액 비중은 70.3% 수준이다.
박동석 대표는 "산일전기는 매해 꾸준한 이익이 증가하는 추세다"라며 "2021년 매출액 648억 원에서 2023년 2145억 원으로 연평균 81.9% 성장했고 영업이익 또한 2021년 5억 원에서 2023년 466억 원으로 연평균 86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산일전기의 또 다른 투자포인트는 최근 변압기 수요 급증으로 '슈퍼사이클'이 도래했다는 점이다. 현재 변압기 시장은 유럽과 미국의 송배전 전력망 교체주기에 따른 변압기 쇼티지(공급부족), 범국가적 신재생 에너지 활성화 정책 도입,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충전소 설치 확대 등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일각에서는 전기 수요 피크아웃(정점 도달) 우려가 제기되는 상태다.
대외적인 환경으로 인한 불안요소도 존재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지원 감소가 진행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산일전기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박 대표는 "슈퍼사이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데이터센터, 전기자동차 등은 지속적으로 전기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대형 수요처다"라며 "이 같은 전기 수요가 쉽게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 대선에 관련해서도 "기후환경 문제 때문에 시작된 신재생 에너지였지만, 태양광 발전단가를 살펴보면 화력발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이전에는 정부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었지만 지금은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망을 정부가 다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려하면 결국 신재생 에너지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산일전기는 이달 29일 코스피 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다. 산일전기 상장은 미래에셋증권에서 주관사를 맡았다. 이들은 상장에 앞서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7일 공모가를 확정한 뒤 18~19일 일반 청약을 거쳐 29일 상장 예정이다.
산일전기는 이번 상장에서 760만주를 모집한다. 이중 구주 매출은 110만주다. 희망 공모가액 범위는 2만4000~3만원으로 책정했다. 전체 공모자금은 2280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9134억원으로 추산된다.
조달한 공모자금은 선제적인 CAPA 증설, 글로벌 고객사 확대 등 전략 성장계획에 사용될 방침이다. 실제 산일전기는 연간 5만3000대 규모 생산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2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2공장은 4분기 내 부분 가동(연 1만6000대)을 시작으로 2026년 전체 가동(3만7000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존 고객들을 중심으로 다수 글로벌 기업들과 추가 공급계약을 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산일전기는 GE, 도시바&미츠비시(TMEIC) 등 글로벌 전력기기 제조사들과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TMEIC의 경우 20년 이상 거래한 곳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선제적인 CAPA 확보로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끝마쳤다"면서 "이번 상장을 계기로 특수변압기 분야 글로벌 선두기업의 입지를 단단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