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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에게 돈 주기 싫다'...신성통상 등 7곳 속 보이는 자발적 상장폐지

'헐값 공개매수'에 소액주주 분통 지분결집·법적대응 움직임 관측 밸류업 프로그램의 부작용 속출

2024-07-18     장은진 기자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장은진 기자] "개미들에게 돈 주기 싫다." 신성통상 등 상장기업들이 올해 들어 잇달아 터무니없는 공개 매수가로 상장폐지를 추진하면서 소액주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자발적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거나 진행한 기업은 대양제지, 쌍용C&E, 락앤락, 신성통상, 제이시스메디칼, 커넥트웨이브, 티엘아이 등 총 7곳이다. 이 중 대양제지와 쌍용C&E는 각각 지난 6월과 7월에 상장폐지를 완료했지만 나머지 5곳의 경우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 매수를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나머지 기업들이 아직까지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배경엔 자발적 상장폐지 조건을 맞추지 못한 것이 크다. 상장사가 자발적 상장폐지를 진행하기 위해선 코스피의 경우 자사주를 제외하고 대주주 지분율이 95%에 달해야 하며 코스닥 또한 최소 90%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조건을 맞추기 위해 대주주들은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공개매수 형태로 사들인다.

문제는 이 공개매수 가격산정 방법이 자본시장법 등에 명백히 규정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대다수 기업들이 최근 1~3개월 주가에 일정 수준을 할증하는 식으로 가격을 결정한다. 시장가격만 고려해 결정한 공개매수 가격은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이 1배에도 못 미칠만큼 터무니 없을 때가 많다. 대표적으로 신성통상만 보더라도 공개 매수가격으로 책정된 2300원은 PBR의 0.73배 수준이다. 

신성통상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80%에 달한다. 2020년 한·일 무역분쟁 당시 유니클로 대체재('탑텐' '올젠'  '지오지아' '에디션' '앤드지' 등의 브랜드 보유)로 꼽히며 실적이 개선된 덕택에 회사 보유 순현금이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배당과 직결되는 이익잉여금은 3000억원 수준으로 시가총액에 맞먹었으나 지난해 1주당 50원을 배당하는 데 그쳤다.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자 신성통상은 지난달 21일 고점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진 2300원에 공개매수를 하겠다고 밝혔다. 주주들의 환원 요구에 이익을 나눌수 없다며 상장폐지 카드를 꺼내든 모양새다.

락앤락과 커넥트웨이브의 공개매수 상황도 비슷한 실정이다. 락앤락의 공개매수가는 과거 최고가의 3분의1 수준으로 책정돼 소액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 결과 락앤락 측은 목표 지분율을 채우지 못했다. 커넥트웨이브의 공개매수가도 1만8000원으로 과거 고점의 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책정돼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기업들이 계속 헐값에 주식을 사들이자 소액주주들끼리 뭉쳐 대응하려는 움직임까지 관측되고 있다. 상장폐지에 반대하는 신성통상의 주주들은 5% 이상의 주식을 확보하려 시도 중이며 락앤락의 소액주주들도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결집에 나섰다. 커넥트웨이브의 주주들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후 법무법인까지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도 자진 상장폐지 계획 기업들은 기존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돼 기업들의 주주 환원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만큼 이를 피하고자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기업들이 향후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의 지분이 많은 회사의 경우 주주환원책과 밸류업 프로그램을 신경 써야 하겠지만 , 소액주주 지분이 많지 않고 오너 일가가 회사의 지분을 대부분 확보한 상태라면 상폐 결정이 오히려 낫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향후 이어질 상장사들의 국내 증시 탈출을 막으려면 당국 차원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