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지예 기자] "국민들께 여러 차례에 걸쳐서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검찰 소환 조사에서 불거진 '특혜 논란'과 관련해 밝힌 입장이다.

김 여사는 지난 20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13시간 가량 비공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는 검찰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인 서울 종로구 창성동 대통령 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검찰총장에 취임하면서 법불아귀(法不阿貴·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첨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것을 따라 휘지 않는다)라는 말씀을 드렸다"며 "결과적으로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총장은 김 여사 수사 사실을 조사가 끝나기 2시간여 전 시점에 사후 통보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일선 검찰청에서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지만, 일선 검찰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도 모두 제 책임"이라며 자신을 둘러싼 '총장 패싱' 논란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는 별도의 문책 계획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앞으로 남은 수사와 사건 처분에 있어서 헌법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원칙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제 모든 힘을 다하겠다"며 "오늘 중앙지검장으로부터 직접 보고받게 돼 있다. 진상을 파악한 뒤 상응하는 필요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이 총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지난 2022년 5월 23일 대검찰청 차장으로 검찰총장 직대로 일을 시작한 뒤 오늘이 만 2년 2개월 되는 날"이라며 "제가 이 자리에 무슨 여한이 있고 미련이 남아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다만 국민과 헌법 원칙을 지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하고 부족하다고 하면 그때 제 거취에 대해서 판단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당장 사임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총장의 임기는 9월15일까지로, 임기가 채 두 달도 남아있지 않다. 이 총장은 오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리는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되어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 등 2개 사건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총장 패싱' 논란이 일자, 도이치모터스 사건 소환 조사에 대해선 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상태라 보고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선 유동적인 상황이라 보고가 늦은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원석 검찰총장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성역과 특혜, 예외 없는 수사를 강조해 왔는데, 주말 간 이루어진 김건희 여사 수사 어떻게 보고 계신 지 궁금하다.

"검찰총장에 취임하면서 법불아귀라는 말씀드렸다. 국민들께 여러 차례에 걸쳐서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일선 검찰청에서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지만, 일선 검찰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도 모두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이 또한 모두 제 책임이다.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 앞으로 남은 수사와 사건 처분에 있어서 헌법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는 헌법원칙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제 모든 힘을 다하겠다."

▶조사 종료를 2시간여 앞두고 보고를 받아 사후 통보 또는 총장 패싱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진상을 파악하고 경위를 파악해 본 다음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

▶이번 조사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이 해소됐다고 보는가.

"조사 결과에 대해 상세한 보고를 받아보고 나서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 감찰이나 별도 문책 계획이 있는가. 

"오늘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게 되었다. 진상 파악 후 이에 상응하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

▶이와 관련해서 주변에 거취 관련 언급을 했다는 말이 있는데, 이 자리에서 거취 표명 가능할지. 

"저는 2022년 5월 23일 대검찰청 차장으로 검찰총장 직무대리로 일을 시작했다. 오늘이 만 2년 2개월이 되는 날이다. 2년 2개월이나 검찰총장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 무슨 여한이 있고 무슨 미련이 남아있겠나. 다만 국민과 헌법 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그것이 부족하다고 하면 그때는 제 거취에 대해서 판단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