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트래블로그'...하나카드 상반기 순익 1100억 '성장률 60%' 톱
트래블로그 흥행 껑충 실적 견인 연체율 관리·기업 카드 등 숙제도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만년 하위권을 전전하던 하나카드가 여행객 증가에 힘 입어 올 상반기 순익 성장률 1위를 기록했다. 해외여행 특화 카드인 '트래블로그'의 선전이 지난해부터 이어지면서 외환거래 이익이 급증했고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 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비용효율화 작업을 통한 체질 개선과 공격적인 성장전략이 성공적인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지면서 이뤄낸 결과다.
다만 신한카드 등 다른 카드사 역시 여행 특화 카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트래블로그'의 1위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또 개선됐음에도 업권 내 최고 수준의 기록하고 있는 연체율은 건전성 제고를 위해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하나카드는 기업 카드 영업 등 '블루오션' 발굴을 통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5개 카드사 중 순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건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는 올해 상반기 기준 11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26억원)보다 60.6% 늘어난 액수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949억원에서 1594억원으로 68.0% 늘었다.
분기별 실적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앞서 1분기 당기순이익은 53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4.9% 증가했다. 2분기 역시 같은 기간 20.4% 증가한 63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상반기 실적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현재까지 4개 분기 연속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되며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카드 결제 취급액 역시 점진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결제 취급액은 44조56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작년부터 실적 개선에 성공해 실적 우상향 추이를 유지한 게 컸다"며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취급액 및 연회비 수익 증가, 모집·판촉비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트래블로그'·체질 개선 통해 성장세 돋보여
주요 카드사 중 하나은행이 유독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트래블로그'의 성장 △신용판매 중심의 영업전략 △비용 효율화를 통한 체질 개선 덕분이다. 특히 '트래블로그'가 여행 특화 카드 시장에서 꾸준히 1위를 지키는 등 핵심 상품으로 거듭나면서 하나카드의 외환거래 이익은 물론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하나카드의 외환거래 이익은 256억원으로 국내 8개 전업 카드사 중 1위다. 외환거래 이익은 국내 카드 회원이 해외가맹점에서 결제하거나 해외여행객이 국내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발생하는 외환거래를 통해 얻는 이익 등을 말한다.
신용판매 중심의 영업 전략 역시 수수료 수익을 끌어올리며 하나카드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올해 상반기 하나카드의 수수료 이익은 1644억원으로 전년 동기(881억원) 대비 86.5% 급증했다. 수수료 이익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이익과 카드 연회비 이익으로 분류되는데 수수료율 인하로 가맹점 수수료 이익이 거의 없는 만큼 수수료 이익 확대는 곧 연회비 수익이 늘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효율적인 영업 전략은 수치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올 상반기 기준 하나카드의 카드 회원 수는 1319만2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했다. 이용 실적이 있는 활성 카드 회원 수 역시 700만2000명으로 같은 기간 7.4% 늘었다. 카드 결제 취급액 역시 점진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결제 취급액은 44조56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했다.
국내 및 해외 취급액이 증가한 반면 카드 모집·마케팅 비용을 효율화하며 수익성 역시 제고했다. 건전성 관리 부담이 높은 대출성 자산은 줄였다. 올해 6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2조7138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41억원) 대비 10.3% 감소했다. 8개 전업 카드사 중 1년 새 카드론 잔액이 줄어든 곳은 하나카드가 유일하다.
현금서비스 잔액 역시 같은 기간 4587억원에서 3364억원으로 26.7% 줄었다. 이는 카드업계 내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진성영업에 집중한 결과 핵심이익인 '수수료 이익' 강세가 두드러지며 이익 성장세를 이끌었다"며 "건전성 관리와 함께 포트폴리오 체질 개선 작업을 병행해 온 결과 주요 경영지표들이 올 들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 타 카드사의 도전·연체율 관리 등 숙제도
다만 이러한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다른 카드사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 특히 '트래블로그'의 아성에 도전하는 신한카드는 최근 '쏠 트래블 카드'를 선보이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쏠 트래블 카드'는 후발주자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출시 5개월여 만에 100만장을 발급하면서 '트래블로그' 추격에 나섰다.
신한금융그룹도 트래블카드를 계열사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도전에 하나카드도 기존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의 혜택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최근 대한항공과 협업해 더 강력한 혜택을 담은 트래블로그 신용카드를 출시하면서 시장 지배력 강화에 돌입했다.
또 하나카드는 트래블카드의 영향력이 저조해질 것을 대비해 장기적인 경영 목표로 '기업 카드 성장률 상승'을 설정하고 올 하반기 기업체와의 협업에 더 집중할 예정이다. 앞서 하나카드는 지난 2일 토스뱅크와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토스뱅크 신용카드 WIDE'를 출시하는 등 기업 카드로 개인 고객은 물론 법인 고객까지 영역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업권 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연체율은 추가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1.83%로 전 분기 대비 0.11%포인트 떨어졌지만 다른 카드사(△우리카드 1.73% △신한카드 1.44% △KB국민카드 1.29% △삼성카드 0.99%)와 비교하면 가장 높은 연체율을 나타내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부실화된 자산 매각을 통해 건전성을 개선하고 리스크와 손익을 종합 고려한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로 연체율과 자산건전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