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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부터 전용상담까지...'그동안 소홀해 죄송' 보험사들 VIP 모시기 잰걸음

신규 고객 모집보다 우수고객 모시기 나서 중형 보험사들도 다양한 서비스 추진·진행 혜택 불균형 지적에도 서비스 확대 예정

2024-09-10     최동수 기자
'에드바르드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 미술전시회 프리뷰 행사에 참석한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사진=신한라이프.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인구 감소로 인한 업황 악화에 시름 중인 보험사들이 우수고객(VIP) 모시기에 나섰다. 보험사들은 우수고객들을 위해 자산관리 서비스는 물론 전시회 관람, 일일 수업 등 다양한 초청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그간 관련 마케팅에 소홀했던 중형보험사들도 VIP 대상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추진·진행하며 고객 잡기에 돌입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에드바르드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 미술전시회 개장에 앞서 지난 5월 우수고객 140여명을 초청해 사전 관람을 진행했다. 해당 사전 관람에 초청된 우수고객들은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뭉크의 유명 작품 140여점을 관람했으며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는 이 행사에 직접 참석해 고객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생명도 디지털 WM라운지 서비스를 지난 5월에 오픈하고 변액보험 VIP 고객을 위한 전용 상담 센터를 출범했다. 대면뿐 아니라 최근 수요가 높은 비대면도 VIP 맞춤 서비스를 내놓았다. 빠른 상담을 돕기 위해 20년 이상의 변액·연금·퇴직연금 등 경험이 있는 전문 인력을 배치했다. 특히 변액보험 적립금이 일정 금액 이상인 변액보험 VIP 고객은 전용 상담센터를 통해 원하는 시간대에 전문 상담원 연결이 가능하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디지털 WM라운지 서비스 오픈으로 VIP 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비대면 상담 수요에 대응하며 기존과 차별화된 전문 상담과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래에셋생명은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 제공이 금융업의 혁신'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트렌드를 선도하는 다양한 고객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동양생명은 오는 10월까지 롯데백화점과 연계해 전국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우수 고객 대상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한다. 수도권 거주 고객뿐 아니라 지방 거주 우수 고객에게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 단위로 대상 지역을 확대했다.

또 동양생명은 자세 교정 스타트업과의 제휴를 통해 전 보험사 중 최초로 우수고객 대상 '자세 교정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구독자들을 대상으로 센서가 부착된 티셔츠를 제공하며 해당 티셔츠를 착용하고 전용 앱과 연동하면 자세가 흐트러졌을 때마다 센서에서 진동이 작동해 자세 교정에 도움을 준다.

삼성생명은 우수고객의 나이와 성향을 세부적으로 분류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영일선이 뛰어드는 30·40세대를 위한 '100년 기업 차세대 CEO 포럼'을 운영할 예정이며 법인 고객의 2030세대 자녀를 대상으로 '글로벌 인사이트 프로그램'은 12년째 진행하고 있다.

40·50세대 여성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는 '예술자산클래스 아트(ART)'를 열어 VIP의 미술에 관한 안목뿐 아니라 고객 간 네트워킹 확대를 돕고 있다. 특히 VIP고객에 선정되면 최고의 전문가들로부터 자산관리 컨설팅을 받을 기회가 주어진다.

KB라이프도 지난 1월 '2024년 KB스타 전문 인력(WM) 출범 기념식'을 개최하고 종합금융 컨설팅 역량을 보유한 202명의 스타WM을 선발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스타WM은 지난 2021년 파일럿 시기부터 3년간 1000건 이상의 누적 상담을 진행하며 고객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고객 대부분이 장기 고객인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고객을 잡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신규 고객 진입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 고객을 꾸준히 유치하기 위한 보험사의 노력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미래에셋생명.

◇ 고객 이탈 방지 위해 다양한 시도 계속

보험사들은 저출산·고령화는 물론 MZ세대의 보험 기피 현상으로 인해 신규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자 기존 고객들, 특히 우수고객을 위한 서비스와 혜택을 늘리며 이탈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보험사 우수고객의 경우 보험사마다 선정 기준과 등급 분류 차이에 차이는 있지만 그간 납입한 월 보험료가 최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한다. 또 우수고객들이 가입하는 상품은 종신보험의 비중이 높은데 가령 월 보험료로 3000만원을 내는 경우 10년 동안 총납입보험료만 36억원이다.

앞서 보험사들은 이러한 우수고객과 관련된 혜택이 적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2000년대 후반부터 입소문을 타며 가입자를 끌어모은 상조사와 비교하면 더욱 차이가 심하다. 일부 상조사의 경우 크루즈 여행 혜택 등을 우수고객 상품으로 내세우기도 했으며 상품 포트폴리오를 늘리면서 보험사의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다른 보험사들 역시 우수고객 잡기를 위한 혜택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신규 고객 유치에 힘을 쏟기보단 우수고객에 집중하는 게 보험사 영업 조직에도 훨씬 좋다"며 "차별화된 행사를 통해서 고객을 잡고 입소문을 내서 신계약 창출 효과도 노린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우수고객에게만 서비스가 집중되면서 다른 일반 고객들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사 관계자는 "우수고객 특별 서비스는 모든 업종에서 시행되는 마케팅이다"라며 "일반 고객에게 가는 혜택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우려에도 보험사가 우수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경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했고 신규 가입 대상이 대폭 감소하면서 VIP는 절대로 놓치면 안 되는 고객군이다"라며 "우수고객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접점과 서비스 차별화를 확대해 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