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적용·가격 동결' 아이폰16 출시후 관련 주가 하락...'중국 판매량·AI 수요 확인해야'
신제품 흥행 여부 두고 의견 엇갈려 "교체 시기 도래" vs "AI 우려 존재" "중장기적 관찰하며 투자 판단해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영문 기자] 이번에 출시된 아이폰16이 인공지능(AI)을 접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당일 애플과 국내 벤더사의 주가를 감안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6 시리즈의 흥행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으나 공통적으로는 변수인 중국 내 판매량, AI의 수요 등이 확인되면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밤 애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06달러 오른 220.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반 216.96까지 떨어졌지만 이내 회복해 보합을 유지했다.
평소라면 주가가 횡보하는 것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이날 아이폰16 시리즈가 공개돼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을 것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신제품들은 앞서 유출된 내용에서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챗GPT와의 협력을 발표한 만큼 애플 인텔리젼스 AI가 가장 주된 내용이었으며 이를 위해 최신 칩셋을 사용하거나 램 용량을 늘리는 등 스마트폰의 사양도 일부 향상됐다. 이 밖에도 카메라의 화소 및 개수 증가, 화면 크기 증가 등이 이뤄졌다.
이번 신제품 발표의 주요 관전 요소는 아이폰의 가격 인상 여부와 애플 AI의 도입 시기였는데 먼저, 사양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동결된 점은 그간 애플의 사례와 비교해 봐도 이례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이로 인해 신제품의 판매량 급증을 기대해 볼 수 있었으나 AI의 도입 시기가 영어권을 제외하면 최소 내년이 예상되는 만큼 신제품의 흥행에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애플에 따르면 애플 AI는 다음달부터 미국 영어 버전이 서비스되며, 오는 12월에는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영어로 확장된다. 또 내년에는 중국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 직후 애플의 주가가 보합을 보인 만큼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기존 아이폰 12, 13 사용자의 교체 시기 도래와 가격 동결로 높은 판매량을 유지할 것이라는 주장과 AI의 기대감 하락과 늦은 출시 시기로 다소 부진할 것이라는 의견도 관측된다.
먼저,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아이폰16에 대한 주요 부품 발주량은 9000만대로, 전작(8500만대) 대비 약 6%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AI 기능의 후행적인 출시에도 가격 동결과 아이폰12, 13에 기반한 높은 잠재 수요로 사전예약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AI 서비스 지원 지연으로 인한 아이폰16 시리즈 판매 부진을 우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AI를 구현할 수 있는 아이폰15 프로 시리즈는 전체 아이폰 판매량 중 10% 미만이다"라며 "아이폰 수요가 강했던 2021~2022년을 고려하였을 때 이번 신작부터 기기교체 주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6 시리즈의 초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경쟁사 AI인 제미니와 크게 다르지 않은 기능들로 인해 기대감이 낮아지는 추세다"라며 "AI를 활용한 킬러 앱이 부재한 상황 속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의 낙관적인 전망은 어려워 보여 추후 전망치의 하향 조정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도 "디자인을 비롯한 하드웨어 변화가 크지 않은 만큼 AI의 활용성이 흥행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이나 당장은 기대보다 우려 요인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라며 "챗GPT 등 핵심 AI 서비스 제공 일정은 아직 미정인 데다가 영어 외 언어 관련 서비스 제공 시점도 내년 이후로 전망되고 있어 출시 초기 흥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아이폰 판매량의 20%가 소화되는 중국에서 챗GPT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아쉬운 요인 중 하나이며 내년에 출시될 아이폰17이 대대적인 디자인 개선, 하드웨어 변화가 예상되므로 구매 수요의 이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이폰16의 출시 직후 기대감은 크지 않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판매량을 관찰하면서 투자 여부를 판단할 것을 권고했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판매 시그널이 확인된다면 하반기 실적 모멘텀과 더불어 주가는 큰 폭으로 우상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애플 인텔리젼스의 메리트가 확대될 경우 수요 개선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국내 애플 밸류체인 회사들의 주가는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비에이치의 경우 전 거래일 대비 9%, LG이노텍은 6% 가까이 하락했으며 LG디스플레이, 덕우전자 등도 3%가량 떨어졌다. 이에 대해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수 하락 국면 속에서 국내 애플 밸류체인의 주가는 밸류에이션 하단 수준으로 회귀했다"라며 "단기적으로는 사전 예약 기간을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