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 안빼도 되지만...송영록·이재원·조지은 어깨에 천근무게
메트라이프·푸본현대·라이나 대표 연임 외국계 보험사 CEO들 잇따라 연임 성공 앞선 임기서 성과 내며 경영 능력 입증 업황 악화 등 만만찮은 과제 수두룩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외국계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연임에 성공하면서 그간 보여줬던 경영 능력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앞선 재임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고 성과를 달성하면서 해당 보험사들은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계 보험사들이 국내 보험시장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고 경영 능력을 통해 연임에 성공한 만큼 향후 자리를 지켜야 하는 CEO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이나생명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조지은 대표를 최고경영자(대표이사)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단독 후보로 추천된 만큼 큰 이변이 없다면 조 대표는 오는 29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푸본현대생명도 최근 임시주총과 이사회를 열고 이재원 대표의 4연임을 확정했다. 지난 2017년 푸본현대생명 전신인 현대라이프 대표로 부임한 이 대표는 2012년부터 적자가 지속됐던 푸본현대생명을 흑자 전환시켰고 현재까지도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2018년 9월 메트라이프생명 CEO로 취임한 송영록 대표 역시 지난 6월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매년 실적이 확대되며 메트라이프생명의 성장을 이끌었던 송 대표는 보험업에 대한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 및 리더십을 바탕으로 오는 2027년까지 메트라이프생명을 이끌게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보험사가 국내 보험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며 "해당 보험사들의 CEO들이 그동안 보여줬던 성과를 생각하면 연임은 당연한 수순이다"라고 설명했다.
◇ 그간의 실적 보면 예상됐던 연임
업계에서는 송 대표는 물론 이 대표와 조 대표의 연임이 각 보험사의 지난 실적을 놓고 보면 예상됐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연임이 예정되어 있는 조 대표는 2020년 12월 취임한 이래 단 한 해를 제외하고 매해 라이나생명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조 대표가 실질적으로 임기를 수행한 첫해인 2021년 라이나생명의 순이익은 2331억원으로 전년보다 34.7% 줄었지만 이후 라이나생명의 순이익은 2022년 3631억원, 지난해 4640억원으로 2년 연속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 역시 262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2% 증가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푸본현대생명을 이끄는 이 대표 역시 2012년부터 지속됐던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키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대표는 푸본현대생명의 흑자 기조 유지와 안정적 경영 성과를 도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푸본현대생명은 올 상반기 2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31.4% 늘어난 수치다.
푸본현대생명 임추위도 이 대표의 연임을 결정하면서 "2022년 이후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 환경의 변화의 상황에서도 신회계제도(IFRS1), 신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의 안정적 도입 및 보험회사로서의 본업에 충실하기 위한 사업 구조의 재편 등 푸본현대생명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어 갈 적임자다"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계 보험사인 메트라이프생명을 이끄는 송 대표도 최근 2년간 돋보이는 성과를 보여주며 연임에 성공했다. 송 대표 취임 첫해인 2018년 1294억원이었던 메트라이프생명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735억원까지 약 3배 성장했다. 올해 1분기 킥스도 356.3%로 생보업계 최상위권이다.
메트라이프생명 임추위는 "보험업에 대한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 및 리더십으로 메트라이프생명을 이끌어 갈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향후 과제 해결에 집중할 예정
탁월한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했지만 국내 보험 업황 악화는 물론 향후 당면할 과제들은 각 대표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조 대표의 경우 라이나생명의 모회사인 미국 처브그룹이 지난 6월 라이나생명, 라이나손해보험(전 에이스손보), 라이나원 등의 국내 계열사를 아우르는 통합브랜드 '라이나'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처브그룹 한국수석대표를 맡게 됐고 해당 자회사들의 '시너지 창출'을 새 과제로 받았다.
조 대표는 라이나생명을 중심으로 브랜드 전체의 시너지를 강화해 성과를 내는 임무를 추가 임기 동안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푸본현대생명의 낮은 킥스를 끌어 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해 1분기 경과조치 적용 후 푸본현대생명의 킥스는 182.8%로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넘어섰지만 경과조치 전에는 19%로 생보업계에서 가장 낮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도입된 IFRS17와 킥스 등 새 제도를 안착시키고 이에 발맞춘 상품 다각화 등을 시도할 계획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저조한 수익성도 끌어올려야 한다"며 "이 대표의 새 임기 동안 건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의 숙제는 상품 구성 다양화다. IFRS17 체제에서는 다소 불리한 투자연계보험 부문에서 강점이 있는 메트라이프생명은 포트폴리오 확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올 1분기 3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송 대표는 앞으로 질병·상해·간병보험 등 제 3보험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확장과 전속설계사 이탈 방지를 이번 임기 동안 집중해야 된다"며 "전속설계사 정착률은 신상품 판매 등 매출과 연관이 깊은 만큼 업계 평균을 하회하는 메트라이프는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