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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배터리 개발 총괄 '전기차 배터리, 설계 문제 없어'

中파라시스 탑재 이유에 "모든 공급사에 동일 기준 적용" 언급 K-배터리 협력 확대 예고...2020년대 후반 전고체 배터리 도입

2024-10-28     안효문 기자
21일(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 운터튀르크하임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에서 우베 켈러(Uwe Keller) 전기차 배터리 개발 총괄(오른쪽)과 카르스텐 브레크너(Carsten Breckner) 파워트레인 구매 및 공급사 품질 총괄이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운터튀르크하임(독일)=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효문 기자] 지난 8월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로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특히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가 메르세데스-벤츠의 차량이라는 점, 해당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파라시스라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 중국 제조사 제품이라는 점에서 다른 화재사고보다 논란이 더 확산됐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운터튀르크하임 소재 벤츠 본사에서 만난 우베 켈러(Uwe Keller) 전기차 배터리 개발 총괄은 "벤츠는 표준 디자인에 기초해 배터리를 설계하고 있다"며 "패키징 등 설계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천 화재와 관련 구체적이고 명쾌한 답변이 나오진 않았다. 우베 켈러 총괄은 거듭된 질문에도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자세한 언급은 할 수 없다"라며 기본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21일(현지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 운터튀르크하임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에서 우베 켈러(Uwe Keller) 전기차 배터리 개발 총괄이 벤츠 전기차 기술 관련 발표를 하는 모습.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앞서 국내 벤츠 전기차 차주 등은 이달 초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벤츠 전기차 EQE에 탑재된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 셀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 열폭주(배터리가 과열한 뒤 급속히 연쇄 폭발하는 현상) 위험이 큰데도 벤츠가 이를 예방할 적절한 설계나 장치를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켈러 총괄은 "(EQE 차량도) 다른 벤츠 전기차들과 똑같이 열폭주 등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취한 바 있다"며 "배터리 설계 자체의 이슈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천 화재 사고가 '외부 충격에 따른 배터리 셀 손상일 개연성이 있다'는 한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발표에 대해선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자세한 언급은 할 수 없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켈러 총괄은 "벤츠는 모든 차량에 대해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고, 배터리가 견딜 수 있는 외력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석한 카르스텐 브레크너(Carsten Breckner) 파워트레인 구매 및 공급사 품질 총괄 담당 임원은 "모든 배터리 공급사는 동일한 품질 검사와 분석을 거쳐 선정되고, 이후에도 예외 없이 제품 검사나 공장 실사 등을 통해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년 전 파라시스를 공급사로 선정했을 당시에도 높은 품질 기준을 적용했다"며 "물론 파라시스(작년 매출 기준 글로벌 업계 10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다른 회사들보다 작지만, 많이 발전해 왔고 품질도 끊임없이 점검해 왔다"고 부연했다.

국내 수입되는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 공급사 교체 가능성에 대해선 "벤츠는 현재 차세대 상위 클래스 전기차의 새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플랫폼에 맞춰 공급업체 선정 프로세스가 진행될 수 있다"며 공추후 변경될 수 있다는 여지를 뒀다.

더 뉴 EQE.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K-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와의 협업 확대도 시사했다. 그는 "3개 회사는 제품 포트폴리오 등에서 약간 차이가 있지만, 모두 글로벌한 입지가 있어 굉장히 훌륭한 파트너"라며 "특히 한국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혜택을 받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켈러 총괄도 사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위해 한국의 셀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미국 전고체 배터리 전문기업인 '팩토리얼 에너지'가 한국에 설립한 자회사에서 셀을 공급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0년대 후반 전고체 배터리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선은 전고체 배터리를 바로 도입하기보다는 중간 형태의 반고체 배터리를 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 동행한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의 우려에 대해 굉장히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벤츠가 지향하는 목표는 우리 제품을 운전하는 모두가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지금은 쉽지 않은 시간이지만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