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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고려아연 액면분할·자사주 소각 추진... 전문 경영진 도울 것'

주주가치 회복 방안 밝혀... ‘가처분 심문기일 장내 매수’ 등 논란 해명

2024-12-10     최용구 기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용구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주주가치 회복 방안 등을 밝히고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다.

전날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대차거래' 의혹과 관련해 고려아연 측이 법적 대응을 시사한 것에 대해선 "왜 저렇게 어려운 답을 하시는지 의문"이라며 "당장 내일이라도 자사주를 소각하면 되는 일"이라고 맞받았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아연 인수 후 주주환원과 거버넌스 개선 방안 등을 발표했다.

MBK파트너스는 주식 액면 분할을 통해 유통 주식수를 확대하고 유동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보유자사주는 전량 소각시켜 주주가치 저평가 요인을 제거한다. 

김 부회장은 이날 "향후 이사회에 들어가면 당연히 자사주를 전량 다 소각할 것"이라면서 "아직 이사회에 들어가기 전이라서 당장 내일 소각을 실행하겠다고 말씀을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고려아연측에서 보유한 미소각 자사주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우호 지분에 처분될 가능성이 크다고 MBK측은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공개매수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주주·투자자에게 소각하겠다는 앞서 고려아연 입장 표명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지난 9일 대차거래 가능성도 제기했다.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최 회장의 우호세력에게 대차거래로 빌려주고, 최 회장 측이 주주총회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그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상황을 두고 "우리는 고려아연에게 '국어'를 잘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인데 고려아연 측은 '수학'을 잘한다고만 강조하고 있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이며 지난 50년 동안의 글로벌 넘버 원으로 성장했다. 즉 수학은 잘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3~4년간 기업 지배구조가 나빠지면서 주주가치가 떨어졌다는 점은 달리 말하면 국어를 잘 못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MBK·영풍 연합에 제기된 시세조종 의혹에 관해선 "한주라도 더 매입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유주식을 직접 매도하는 방식으로 시세조종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MBK 측의 공개매수가 진행된 지난 10월14일 고려아연 주가가 급락한 것을 두고 인위적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날 고려아연측이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하며 경쟁에 나선 것을 감안, 특정 세력의 의도적 매도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판단으로 공개매수에 응한 것을 최 회장 측이 애써 근거없는 소문에 기초해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차 가처분 심문기일(10월18일)에 장내 매수한 것에 대해선 "당시 장내매수는 누구나 예상이 가능한 시나리오였다"면서 "시세에 영향을 미친 행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MBK의 특수목적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달 11일까지 고려아연 지분 1.3%를 장내에서 추가 매수했는데, 매수 시작일인 10월18일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이 열린 날이다.

해당 가처분 신청은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를 중지해 달라며 법원에 낸 것으로, 고려아연 측은 MBK 연합이 시장에 불안을 조성하면서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MBK·영풍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측은 다음달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현재 MBK 연합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 최윤범 회장과 우호지분은 약 35% 내외로 추정된다.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은 오는 20일이다.

김 부회장은 "우리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바는 고려아연 전문경영진을 주요 주주의 속박에서 해방시키고 집행임원제로 바꾸자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경영진의 전문적인 역량 발휘를 돕고 이사회 주주들 간 견제와 균형을 유도하는 중장기 전략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총 표 대결 전까지 장내 추가 매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여기서 확인도 부인도 못하는 것을 양해해달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은 MBK측과 고려아연이 2년 전 맺은 비밀유지계약(NDA)과 관련해 "MBK가 NDA에 명시된 준수 사항을 위반하고 영풍과 적대적 M&A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판단"이라면서 "MBK는 영풍과 언제부터 만났으며,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논의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MBK는 지난 2022년 고려아연으로부터 신사업의 세부 사업 자료를 넘겨받아 투자를 검토했지만 최종 참여하진 않았다. 내부 자료를 제공받는 과정에선 이를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