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반영돼 약발 미미...KB·하나금융 '밸류업지수 편입'에도 주가 시큰둥
KB·하나금융·SKT·KT, 전날 편입에도 주가 하락 증권가 "금융·통신주 유력 후보로 꼽혀...선반영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영문 기자]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특별 편입된 기업 5곳의 주가가 대거 약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이번에 특별 편입된 기업이 모두 유력한 후보로 꼽힌 만큼 선반영돼 이번 편입 사실이 그닥 큰 호재로 작용하기에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16일) 장을 마친 뒤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KB금융,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KT, 현대모비스를 특별 편입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8일 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특별 편입 종목을 예고했다. 지난 9월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에도 많은 기업들이 공시를 이행한 가운데 내년 하반기 예상되는 리밸런싱까지 다소 시일이 많이 남아 추가 리밸런싱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9월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약 3개월간 51곳이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또 앞서 발표된 지수 편입 기업들에도 논란이 있었던 점도 이번 리밸런싱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9월 발표된 밸류업 지수에는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은 데다 수익성 기준에서 미달된 SK하이닉스가 편입된 반면, 밸류업 예고 공시를 하고 관련 지표에서도 양호한 KB금융이 제외됐다. 이에 거래소는 다음날 별도의 추가 설명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이번 리밸런싱이 예고되면서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편입 여부가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10월 24일에, 하나금융지주는 10월 29일에 밸류업 공시를 완료해 가능성이 높았다. 결국 예상대로 이들은 모두 특별 편입됐다.
밸류업 지수 편입 직후 두 곳 모두 이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KB금융 측은 "흔들림 없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진정한 밸류업 우등생으로 거듭나겠다"라고 했으며, 하나금융그룹 측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더욱 충실히 이행하고 꾸준히 발전시켜 대한민국 금융의 밸류업을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또 금융주와 함께 통신주도 밸류업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적인 업종이었던 만큼 유력한 편입 후보였는데 이번에 SK텔레콤과 KT가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면서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들지 못한 LG유플러스만 난감하게 됐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22일 중장기 ROE 8~10%와 주주환원율 40~60%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의 밸류업 공시를 했으나 이번에 탈락했다. LG유플러스의 탈락에는 시가총액으로 대표되는 시장대표성이 가장 크게 작용한 모양이다. SK텔레콤과 KT 모두 시가총액이 10조원이 넘는 반면, LG유플러스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조7700억원 수준이다.
아울러 이번 현대모비스가 이번에 편입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 내 빅4가 모두 밸류업 지수에 들어가게 됐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 현대글로비스는 밸류업 지수에 포함돼 있었다.
한편, 이날 밸류업 지수에 특별 편입된 기업들의 주가가 대거 약세를 보인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금융주와 통신주는 밸류업에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적인 업종이었고 현대모비스도 현대차그룹의 지주 격으로 지주 역시 수혜 업종이었던 만큼 모두 편입이 예상됐다"라며 "밸류업 초기부터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선반영됐기 때문에 추가 상승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탄핵 정국으로 밸류업 정책의 추진 가능성에도 물음표가 생긴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