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미래 먹거리 '가상자산 커스터디' 눈독
농협·우리 등 은행 중심 핀테크·블록체인 협업…“추가 수익원 창출 기회”
2021-11-22 정우교 기자
22일 가상자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커스터디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은행, 핀테크, 거래소 등의 협업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커스터디 사업은 기관 투자자의 가상자산을 구매·보관(수탁)하거나 암호화 키를 보관하는 서비스로 관련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 구조다. 금융사의 수탁 서비스를 가상자산까지 확대한 개념이다.
가상자산·금융업계 중에서는 특히 은행들이 안정적인 시스템과 수탁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 보다는 핀테크, 블록체인 기업들과 손잡으면서 전문성을 강화하는 형태다. NH농협은행은 최근 헥슬란트, 갤럭시아머니트리, 한국정보통신, 아톤과 함께 합작법인 '카르도'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헥슬란트는 블록체인 기술연구소, 아톤은 핀테크 기업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블록체인 기업인 코인플러그와 합작법인 '디커스터디(Dicustody)'를 세웠다. 디커스터디는 수탁 서비스 외 탈중앙금융 상품 투자, 대체 불가 토큰(NFT) 관련 서비스도 제공하며 현재 서비스를 제공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KB국민은행, 신한은행도 각각 블록체인 기술기업(해시드, 해치랩스), 가상자산 거래소(코빗) 등과 손잡고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거래소 중 한 곳인 후오비코리아도 최근 한국토지신탁과 커스터디 사업 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후오비코리아는 그간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협업 시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러 파트너사를 물색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077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성장했고 차입형 신탁시장, 리츠 등에서도 신규 수주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후오비코리아는 이러한 성장성, 인프라를 바탕으로 앞으로 커스터디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금융업계 중에서는 특히 은행들의 커스터디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이 주목 받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대응해 수익원 창출, 고객 유치 등을 노려볼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가상자산 거래소처럼 직접 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업권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투자환경에 대해 적응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