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기존 규제 개선 의지…"은행의 가상자산업 허용 다룰 예정"
은행 내부통제 미비·당국 규제 빈약…"가상자산 변동성 보증 위험"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규제 완화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사들의 이종산업 진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가상자산업에 투자·진출하려는 은행들이 늘 것으로 보여지는데 정작 업계 안팎에서는 걱정·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업계, 학계,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출범시켰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취임 당시 우리 금융산업에서도 BTS(방탄소년단)이 나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산업의 성장을 막는 기존 규제를 현재 상황에 맞게 개선하겠다는 의미로 이번 금융규제혁신회의의 큰 방향이기도 하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금융규제혁신회의 과제 중 금융사의 가상자산 관련 업무 허용과 관련된 내용에 엇갈린 표정을 짓고 있다. 전통 금융권이 가상자산업에 진출하면 사업영역이 확대되겠으나 한편으로는 건전성 훼손 등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다.
그간 은행들은 가상자산업에 눈독을 들여왔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20년 해치랩스, 해시드와 함께 가상화폐 커스터디(수탁)기업 KODA(한국디지털에셋)을 설립했다.
이후 2021년 신한은행은 KDAC(한국디지털자산수탁)에 지분투자를 했으며 우리은행도 가상자산 수탁기업 '디커스터디'를 만들었다. 또한 NH농협은행도 가상자산 수탁기업 '카르도'에 지분투자를 실시했다.
최근엔 침체된 업황을 견디지 못한 중소형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시장이탈을 목적으로 은행과 협상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 내에서 공공연하게 돌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거론됐던 금액 규모는 최대 수백억원에 달한다고 업계 모 관계자는 귀띔했다.
그러나 가상자산업은 은행법 제27조·제28조에 명시된 은행의 부수·겸영업무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은행이 부수·겸영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에 신고를 해야했다. 만약 이 규제가 완화된다면 은행이 직접 거래소를 운영하거나 투자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금융당국의 금융규제 완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이 부분에서 시작된다. 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 경영에 직접 관여할 경우 경쟁에서 뒤처지는 중소형 거래소가 나오거나 은행업·가상자산업 모두 건전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코인마켓 거래소의 관계자는 "현재 중소형 거래소 중에서는 실명계좌 발급과 원화거래를 준비하는 곳도 있다"며 "만약 은행이 가상자산 업계에 진출한다면 실명계좌 발급 절차없이 직접 사업을 영위할 수도 있어서 그간 이를 받기 위해 노력했던 거래소들은 적지 않은 영향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자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산업 중 하나다"라며 "거래량, 투자자들이 많을수록 비용은 줄고 이익이 늘어나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이 막대한 자본을 기반으로 가상자산업계에 진출한다면 은행은 추가 이익을 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겠으나 협업하지 못한 거래소들은 경영악화가 더 심해질수도 있다"라며 "또한 블록체인, 가상화폐의 가치는 '탈중앙화'인데, 거대 금융기관이 진출하면 이것이 무너질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건전성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상훈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변호사)은 지난 25일 배진교 정의당 의원 등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은 신뢰감, 안정성이 장점으로 가상자산업 진출에 대한 요구는 그동안 많이 있었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와 함께 "그러나 은행의 내부통제는 현재 미비해 횡령 등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금융당국의 제재는 미흡한 수준이다"라며 "은행의 가상자산업에 진출하면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 위험성을 은행이 보증하는 것인데 (마땅한 규제 없이) 이렇게 된다면 건전성 악화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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