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韓 전자산업 덮친다…삼성·SK 타격 불가피

美, '대 러시아 수출규제' 발표, 첨단산업에 규제 집중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원재료 확보에도 악영향

2022-02-25     김언한 기자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현실화된 가운데 우리나라 전자기업들이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대 러시아 수출통제 조치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전자산업은 반도체, 휴대폰, 가전 등이다.

특히 미국의 제재 대상에 반도체가 포함됨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생산하는 반도체가 러시아로 수출될 때는 사안별로 허가를 받아야한다. 하지만 반도체가 소비재 완제품에 들어간 경우는 현재까지 이와 관련해 특별한 제재 방침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24일(현지시각) 대 러시아 수출제한 조처를 발표했다. △전자(반도체) △컴퓨터 △정보통신 △센서·레이저 △항법·항공전자 △해양 △항공우주 등 7개 분야 57개의 품목 및 기술에 대해 러시아로의 수출을 규제하기로 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 러시아 반도체 수출액은 7400만달러(885억원)로, 전체 반도체 수출의 0.06% 수준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미국이 제재 수위를 높일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미국이 러시아로 들어가는 소비재 완제품까지 통제하게 되면 휴대폰, 가전 등 대부분의 전자산업에서 우리나라의 대 러시아 수출이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완제품 수출을 못할 경우 여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 또한 감소가 불가피하다.

일단 완성품 업계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반도체 부족 문제가 현재보다 더 악화되지 않을까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네온 사용량의 70%, 크립톤의 40%는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된다. 네온은 반도체 패턴 형성을 위한 레이저 발진에 쓰인다. 크립톤은 회로도를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깎는 식각 공정에 사용된다.

이는 전 세계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또한 네온, 크립톤 등의 특수가스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공급받고 있다. 특수가스 품귀 현상이 나타날 경우 반도체 제조원가와 생산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러시아 시장의 위축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완성품 판매 또한 당장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 TV를 생산해왔다.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루자 지역 공장에서 가전과 TV를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매출 중 러시아에서 나오는 비중은 3~4% 정도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