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30년간 주택현장 거쳐...도시정비사업 수주 최대 성적표
7조원 규모 역대 최대 재개발 한남3구역 수주…현장경험 풍부 도시정비사업 역대 최대 수주액 달성…영업이익 37% 끌어올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지난해 3월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윤영준 사장이 임기 1년을 넘겼다. 윤 사장 취임 이후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역대 최다 수주를 기록했고, 실적 역시 전년에 비해 대폭 상승하는 등 취임 2년차 윤영준 호는 순항하는 분위기다.
◇ 30년간 현대건설 주택현장 거친 현장형 CEO
1981년 청주대학교 행정학과를 나와 1987년 현대건설에 입사하며 처음으로 건설업계에 발을 들인 윤 사장은 2012년 재경본부사업관리실장 상무로 승진하면서 처음으로 임원을 달았고, 2016년엔 재경본부 공사지원사업부장 전무로 승진했다. 이어 2018년 주택사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했고 2019년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3월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윤 사장 전임 사장인 박동욱 전 사장이 현대건설의 모그룹인 현대자동차에서 오랫동안 재무업무를 맡아온 재무통이자 관리형 CEO였다면, 그에 이어 바통을 넘겨받은 윤 사장은 박 전 사장과는 상반되는 전형적인 현장형 CEO라고 평가할 수 있다.
윤 사장은 2012년 준공된 ‘광장 힐스테이트’를 비롯해 현대건설의 여러 국내 주택 사업장에서 현장소장으로 일했고, 한강 암사대교, 분당선 왕십리-선릉 복선전철 노반신설공사, 강남순환고속도로 공사 등 다양한 공종에서 현장소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경험을 쌓아 왔다.
◇ 7조원 규모 역대 최대 재개발 사업인 '한남3구역' 수주 성공
윤 사장이 본격적으로 건설업계에 이름을 알린 계기는 사업비 7조원 규모로 역대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을 2020년 수주한 것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장은 현대건설 외에도 DL이앤씨와 GS건설까지 국내 굵직한 대형 건설사 세 곳이 2019년부터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수주전을 펼쳤고, 당시 부사장으로서 주택사업본부를 총괄하던 윤 사장은 결국 1년여간의 수주전 끝에 경쟁사들을 제쳤다.
특히 윤 사장은 사재를 털어 한남3구역 조합원이 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덕분에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 수주에 성공한 것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건설사 임원인 그가 직접 움직인 것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그가 2020년 6월 열린 한남3구역 조합원 정기총회에서 “재산을 모아 한남3구역에 집을 마련했다”며 “집주인의 마음으로 시공사로 선정된다면 애정을 갖고 집을 건축하겠다”고 발언하면서 세간에 관심을 모았다.
◇ 도시정비사업 수주 건설사 1위 기록 이어가…실적도 37% 급등
이를 인정받아 그해 말 임원 승진 인사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윤 사장은 지난해 3월 현대건설의 수장을 맡으면서 본인의 강점을 되살려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도 창사 이래 최대 성적표를 받았다.
이미 주택사업본부 업무를 총괄하던 부사장 당시 2019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2조8322억 원을 기록, 국내 건설사 1위를 차지한 바 있던 윤 사장은 2020년엔 4조7000억원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또한 사장 취임 이후 2021년에도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5조5499억원을 거두면서 3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위를 기록했다.
윤 사장은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시지를 통해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창사 이래 최대 수주인 5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최초 3년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했고, 이에 힘입어 전체 수주에서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며 "전례 없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국내외 곳곳에서 회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신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대건설의 전체 실적 또한 윤 사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753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보다 37.3% 오른 실적을 기록,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 불안한 1분기 실적…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사업 둔촌주공 ‘불협화음’
다만 올 들어 현대건설의 실적은 다소 불안한 상황이다. 올 1분기 현대건설은 17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1분기(2009억원) 대비 14.6% 줄었다.
현대건설 측은 "대형 현장의 매출이 하반기에 집중된 영향"이라며 "최근 자재비 등 공사비 증가로 인해 이익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갈수록 오르고 있는 공사 비용에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유가 불안 등 외부적 요인은 불안 요소일 수밖에 없다.
1만2000세대 규모의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인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의 지연도 고민거리다. 현대건설은 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과 함께 사업단을 이뤄 주간사 자격으로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단은 조합 측과 공사비 증액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소송까지 벌이게 됐고, 결국 현대건설이 주축이 된 시공사업단은 지난 4월부터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윤 사장이 올해 첫 분기 아쉬운 실적을 받아든데 이어 최대 재건축 사업이라 불리는 둔촌주공 사업 지연이라는 걸림돌까지 생긴 상황에서 이런 난국을 어떻게 타개할 수 있는지 더욱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 “빈틈 없는 안전과 품질 관리가 최우선 경영가치”
2021년 취임 첫해를 성공적으로 마친 윤 사장은 올해 초 임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CEO 메시지를 통해 안전경영을 강조했다. 지난 1월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공사 현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기업 법인은 물론 CEO에게도 그 책임을 물릴 수 있게 되면서 건설업계 전체가 안전 사고 예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윤 사장은 “현대건설의 남다른 신뢰와 가치는 나로부터 시작한다는 사명감에서 비롯될 수 있는 것으로, 빈틈없는 안전과 품질관리, 차별화한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임직원 모두가 자율적 분위기 속에서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펼치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기업경영의 화두인 ESG경영도 윤 사장이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이다.
최근 윤 사장은 사내 메시지를 통해 “현대건설이 지난해 11월,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 37001:2016)인증을 받았다”며 “단순한 수익창출을 넘어 친환경(E), 사회적 책임경영(S), 지배구조 개선(G) 등 기업의 투명성 측면에서도 남보다 월등히 앞서 있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