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대통령 인사권 왈가왈부 안돼…집무실-비서동 뛰어가면 30초”
집무실-비서동 멀다는 지적에 “1분 안에 대통령 뵐 수 있다” 탁현민 "집무실에서 비서동 사이 뛰어가면 30초"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회동 불발 배경이 한국은행 총재 등 공기업·공공기관 인사권 때문이라는 일각의 해석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박 수석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인사권은 분명하게 대통령이 가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의 임기 내에는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현재 공석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곧 자리가 비는 감사원 감사위원 등 굵직한 자리에 대한 인사가 예정돼 있다.
박 수석은 '청와대가 한은 총재 지명권을 당선인에 넘기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보도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며 "대통령 임기가 5월까지인데 정해진 인사권을 대통령이 (행사)하지 누가 하냐. 문 대통령이 행사하지 않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했다.
다만 박 수석은 “정부 이양기에 차기 정부를 이끌 당선자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대통령께서 들을 수 있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의견을 나누시지 않겠냐”며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 수석은 "두 분이 만나기도 전에 참모들이 이를 왈가왈부하는 것은 이 자리를 편하게 만드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와대도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선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고 결단사항"이라며 "당선자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모르겠지만 두 분 회동 시 허심탄회한 말씀이 오갈 걸로 기대하고 있고 그렇다고 해도 결정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을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함께 사면할 것이란 전망엔 "청와대가 그에 대해 답변을 하거나 의견을 말씀드릴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문 대통령이 최측근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동시에 사면하기 위해 (이 전 대통령을 사면하지 않고) 남겨놓은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를 같이 사면하리라 본다. 100% 확신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수석은 윤 당선인 측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유로 집무실과 비서실 간 동선이 비효율적이어서 소통이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그런 논리는 맞지 않는다.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일하셨던 것 같은데,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은 비서실과 집무실 거리를 없애기 위해 비서동으로 내려와 있다. 대통령이 찾으면 1분 안에 (참모들이) 대통령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 지 5년이 됐다”며 “조금 전에 (집무실에서 비서동 사이) 이동시간을 확인했더니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헉헉”이라고 썼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올라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 말을 꼬집어 반격한 것이다.
앞서 김 대변인은 “지금의 청와대 구조는 국민보다 대통령에 더 집중된 구조다. 시민과의 소통에서 단절돼 있고 고립돼 있다”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