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맨은 단 한 명뿐'…롯데쇼핑에 부는 '뉴 롯데' 바람
신임 미등기임원 중 롯데 출신은 장호주 한 명 외부 영입 인재·신규 투자 시너지로 변화 기대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가장 쉽지만, 그렇게 해서는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만들 수 없다.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 혁신의 롯데를 만들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 상반기 사장단회의(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강조한 말이다. 롯데는 지금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변화와 혁신에 나서는 곳은 단언 유통부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지난 15일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올해 새로 영입되는 미등기임원 대부분이 외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정통 롯데맨은 유통군 HQ 재무혁신본부장에 선임된 장호주 부사장 뿐이다.
유통군 HQ 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현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 P&G 출신으로 지난해 연말 정기 임원이사를 통해 선임됐다.
지난 1월에는 이베이코리아 출신의 현은석 부사장이 롯데그룹 유통군 HQ 디지털혁신센터장으로 임명됐다.
현 부사장은 2016년 5월부터 롯데쇼핑에 합류하기 전까지 이베이코리아에서 최고기술책임자를 역임했다.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라클에서 1994~2014년 일하면서 상품개발자,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세일즈 컨설팅 디렉터 등을 거쳤다.
이승희 롯데쇼핑 백화점 오퍼레이션TF팀장과 안성호 롯데쇼핑 백화점 스토어디자인부문장은 모두 신세계백화점에서 영입했으며, 조형주 백화점 MD1본부 럭셔리브랜드부문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출신이다.
이들 외에도 백화점사업부는 신세계백화점 출신 정준호 대표가 책임지고 있으며, e커머스 사업부를 총괄하는 나영호 부사장도 이베이코리아 출신이다.
롯데쇼핑의 이같은 파격 인사는 최근 부진했던 실적을 개선하고, 외부 인재를 등용해 기존 롯데맨들이 해결할 수 없던 부분들을 쇄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내부에서도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벌써 나온다. 외부 전문가들이 대거 합류한 만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실적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롯데쇼핑은 이런 분위기에 걸맞게 투자도 확대한다. 올해 백화점에 5476억원, 할인점(대형마트)에 1704억원 등 총 7180억원을, 내년에는 백화점에 8863억원, 할인점에 2176억원 등 총 1조1039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유통 명가'의 위상을 되찾아 오겠다는 각오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진행돼온 구조조정이 거의 마무리가 돼 점포 리뉴얼 및 신규 투자에 나섰다"며 "외부 영입 수장들의 활약과 다양한 투자가 어울려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