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사업 확대로 경쟁력 강화 최우선
주류소매업·미술품 등 사업 다각화 초점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롯데쇼핑·신세계그룹·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업계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를 재정비하고, 정관변경을 통해 신사업을 추가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마련에 나선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23일 주총을 열고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HQ 총괄대표,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대표, 장호주 롯데그룹 유통군HQ 재무혁신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사외이사로는 조상철 법무법인 삼양 변호사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번 이사회 교체는 롯데가 관행처럼 여기던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사를 수혈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김 총괄대표는 P&G와 홈플러스 등을 거친 30년 경력의 전문 경영인이며, 정 대표도 신세계 출신의 외부 인사다.
파격 인사를 단행한 롯데의 가장 큰 목표는 지난해 부진했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의 실적 회복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156억원으로 전년보다 37.7% 줄었다. 이중에서도 롯데온은 15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난 만큼 이번 주총에서는 롯데온 등 온라인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한 방향성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사업목적으로 주류소매업과 일반음식점업도 추가했다.
롯데쇼핑 측은 "롯데마트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리뉴얼 오픈하면서 와인전문점 '보틀벙커'를 함께 열었는데, 이번 안건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4일 주총에서 손영식 신세계 부사장과 허병훈 신세계 지원본부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여성 첫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부가통신사업,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 인터넷 광고를 포함한 광고업,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 제공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특히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을 통해 미술품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는 지난해 미술품 전시와 판매, 중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서울옥션 지분 4.8%를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신세계백화점이 NFT를 제작하며 신규사업과 연계할 움직임을 보였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가능성 있는 사업들에 대해 선제적으로 추가했다"며 "온라인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오프라인에서 고객 경험을 확대시키기 위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는 28일 주총을 열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 장호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건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사외이사로 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권영옥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를 신규 선임하며, 고봉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선임한다.
사업 목적을 새롭게 추가하지 않았지만, 현대백화점도 올해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3개로 분산돼 있던 디지털 관련 조직을 통합해 디지털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온라인 사업 전문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메타 현대백화점' 상표권을 출원하며 메타버스 사업 진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새로운 소비 주체의 변화된 요구를 찾고, 그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만들기 위해 더욱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신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