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후보지명에 靑 '윤 의견 들어' vs 尹측 '협의 없었다'

앞으로 ‘회동에 악재 vs 물꼬’ 해석·반응 둘로 갈려

2023-03-23     이지예 기자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를 지명한 가운데 청와대는 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지만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에 의견을 제시하거나 협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양측의 상반된 반응에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에 대한 기대도 엇갈리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이 후보자는 인창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하버드대엣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을 두루 역임했다. 박 수석은 "이 후보자는 국내·국제경제 및 금융·통화 이론과 정책, 실무를 겸비했다"며 "경제·재정 및 금융 전반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경험, 글로벌 네트워크와 감각을 바탕으로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에 대응하는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통화신용정책으로 물가와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8년 동안 우리나라의 통화신용정책을 진두지휘한 현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달 말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총재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어서 내정자를 발표하게 됐다"며 인선 배경을 밝혔다. 윤 당선인 측은 이날 청와대의 새 한은 총재 후보 지명 사실이 알려진 후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청와대와 협의하거나 추천한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는 좋은 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절차적으로는 청와대 인사이며 당선인 쪽에서도 추천한 적이 없다"며 이창용 후보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망은 둘로 나뉘었다. 먼저 인사권을 둘러싼 갈등이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 결렬 요인으로 꼽혔던 만큼, 이번 인선에 대한 진실공방이 앞으로의 회동에 악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 측이 관련 교류가 없었던 점만 강조한 것일 뿐 인선 자체에 대해선 긍정적 기류를 내비친 것으로 보고, 앞으로 회동에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한편, 양측은 감사위원 인사,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