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 커뮤니티

앙금쌓인 문재인·윤석열, 이번엔 한은총재 임명 두고 '기싸움'

장제원 "한은총재 발표 10분 전 전화"…靑 "거짓말하면 다 공개"

2022-03-23     박준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장제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23일 청와대가 한국은행 신임 총재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하면서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었다고 발표한 데 반박했다.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장 실장의 발언에 반발하면서 ‘신구 권력 갈등’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장 실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그런 분을 추천하고 동의한 적이 없다”며 “발표하기 10분 전에 (청와대에서) 전화가 와서 웃었고, ‘일방적으로 발표하시려면 마음대로 하시라. 저희는 추천하거나 동의하지 못하는 인사’라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 국장을 지명했다. 이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총재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어 내정자를 발표하게 됐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장 실장은 “임명 강행을 위한 명분밖에 되지 않는다”며 “정식으로 당선인에게 추천을 요청하고, (당선인이) 수락하겠다는 상호 간 협의나 절차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창용 씨 어때요?’라고 묻길래 ‘좋은 사람 같다’고 답했다. 그게 끝”이라면서 “그걸로 당선인 측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게 할 수 있나. 비토고 아니고를 떠나 협의를 거쳐 추천 절차를 밟은 것은 아니다”며 재차 강조했다.  

장 실장은 청와대의 발표에 대한 윤 당선인의 반응을 묻는 말에는 “허허허 웃으셨다”며 “‘장 실장님이 무슨 (한국은행 총재를) 추천했습니까’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국장을 임명하는 데 있어 윤 당선인 측과 사전협의가 없었다는 장 실장의 발언에 청와대는 발끈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실 공방을 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자꾸 그렇게 거짓말을 하면 (인사 협의 과정을) 다 공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이 국장이 윤 당선인 측에서 추천한 인물이라고 밝히며 “(차기) 한국은행 총재 이름이 언론에 많이 나와 (당선인 측에) 두 사람을 물어봤고, ‘두 사람 중 누구냐’ 했더니 ‘이창용’이라고 해서 지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선인 쪽에서도 이 국장에게 할 의사가 있느냐는 확인을 했다고 들었다”며 “당선인 측에서 검증 여부를 물어보길래 과거 금융통화위원 후보로 거론될 때 검증한 게 있어 문제없다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후보 지명 발표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오전 11시쯤 당선인 측에 전화했다”며 “원하는 바를 들어줬기 때문에 좋아할 줄 알았다. 내부 절차를 마치고 오늘 발표한다 했더니 합의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