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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 잡아라…존재감 드러내는 경제단체간 파워게임

2022-05-02     안병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월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경제 6단체장들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경제단체 간 파워게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접촉을 늘리며 존재감 드러내기에 여념 없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재계 파트너’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경제단체 구도가 재편될 수 있어서다. 이달 진행되는 한미정상회담이 가까워지면서 기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 시일이 다가오면서 최근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은 윤 당선인 및 인수위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윤 당선인을 둘러싼 경제단체들의 행보는 지난 3월 21일 시작됐다. 경제6단체장들과 윤 당선인의 첫 만남은 문재인 정부에서 패싱되기 일쑤였던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복귀 무대로 주목받았다.
같은 달 31일에는 한국무역협회가 ‘청년무역 국가대표와의 만남’ 행사에 윤 당선인을 초청해 이목을 끌었다. 윤 당선인이 경제단체를 단독으로 만난 자리는 이날 처음이었다는 점에서 미묘한 해석을 낳았다. 경제단체들은 ‘재계 맏형’ 지위 확보를 위해 윤 당선인의 첫 방문지로 선정되기 위한 물밑 작업을 펼쳐왔던 터였다. 재계 일각에선 전경련과 대한상공회의소가 재계 대표 자리를 놓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자 이를 의식한 윤 당선인 측이 ‘제3지대’인 무역협회를 택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대한상의는 윤 당선인의 두 번째 방문지가 됐다. 지난달 22일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대회’에 대한상의는 전국의 상의 회장단뿐만 아니라 10대 그룹 기업인들까지 초청하며 만남의 규모를 확대했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윤 당선인에게 대한상의 ‘대표 단체’ 위상을 확인시키려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일주일 뒤 29일엔 대한상의가 인수위와 ‘ESG 혁신성장을 위한 좌담회’를 공동 주관하며 영향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과 경제단체의 다음 만남은 오는 20∼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기업인 간담회 등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레 만남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때 벌어질 한미 재계행사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다. 추후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뒤 정부의 주요 소통 파트너로 활동할 수 있고, 해외 경제사절단 구성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지난달 초 김봉만 국제협력실장을 미국으로 파견해 미국상공회의소 등과 네트워크를 다졌다. 한미 경제 어젠다를 미리 세팅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손경식 회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국제비즈니스협의회(USCIB), 헤리티지재단 등을 만나 대미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헤리티지재단은 미국 내 재계에 영향력이 큰 싱크탱크다. 미국 인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지난달 27일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회장을 만나 글로벌 정세를 논의하는 등 공을 들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헤리티지재단처럼 전문적인 연구와 조사활동을 기반으로 한 싱크탱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