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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업황 악화…반등 없이 가격 더 떨어진다

완성품 기업 LCD 재고량 많고 TV 수요 부진 대형 LCD 가격 10월까지 하락 가능성 높아

2022-05-03     김언한 기자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TV에 들어가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3분기 가격 반등을 예상했지만 이 시점이 4분기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지난 4월 55인치 초고화질(UHD) TV용 LCD 패널의 평균판매가격은 104달러로 전달과 비교해 2.8% 떨어졌다. 6월이 되면 100달러 이하로 내려갈 전망이다. 4월 55인치 LCD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1.4% 낮아졌다.

4월 65인치 UHD TV용 LCD 패널 가격은 166달러로 전달 대비 5.1% 떨어졌다. 지난해 4월 65인치 LCD 가격은 268달러였다.

DSCC는 LCD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55인치 LCD 가격은 매월 하락해 오는 9월 96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달 65인치 LCD 패널은 150달러 아래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LCD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글로벌 TV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수요 기업들이 이미 많은 양의 LCD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이로 인해 완성품 업체와 패널 업체간 LCD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다.

특히 49/50인치, 55인치 LCD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55인치 LCD 가격은 전분기 대비 19% 떨어져 낙폭이 컸다. 이 기간 49/50인치 패널 가격은 22% 하락했다.

올해 10월까지 TV용 LCD 패널 가격 전망. 사진=DSCC 제공

DSCC는 TV용 LCD 가격 하락세가 1분기에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 흐름이 깨졌다고 분석했다. 2분기에는 가격 하락세가 가속화돼 LCD 가격이 전분기 대비 평균 9% 떨어질 수 있다.

일부 완성품 업체는 하반기 LCD 가격 반등을 예상했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반전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등을 원인으로 TV 구매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LG전자는 지난달 28일 진행한 2022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CD 패널가격은 2분기까지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하반기 성수기에 패널 수요가 증가해 소폭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에선 오는 11월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효과로 패널값이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전까지 낙폭이 워낙 컸던 탓에 올해 LCD 제조사 수익성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LCD를 생산하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보릿고개를 넘어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TV 뿐 아니라 노트북, 모니터 등의 수요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IT용 LCD 사업에도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LCD 사업 매출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6월 전후로 LCD 라인을 철수한다는 계획이다.

LCD 가격은 지난해 7월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DSCC는 보고서를 통해 TV용 LCD 가격이 올해 3분기부터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보고서에서는 반등 가능 시점을 언급하지 않고, 3분기까지 내리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TV, 노트북 등 전자제품 수요가 부진하다"면서 "이로 인해 LCD 가격 하락세가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