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A3 공장 인수해 구미에 FC-BGA 생산라인 구축
구미에 카메라모듈 등 1조5000억원 이상 대규모 투자
2022-06-03 김언한 기자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이노텍이 경북 구미에 있는 LG전자 A3 공장 인수 작업을 조만간 마무리한다. LG이노텍의 대규모 투자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반도체기판, 카메라모듈 등 투자 발표와 관련해 구미시와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빠르면 이달 중 대규모 투자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구미에 있는 LG전자의 A3 공장을 인수해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를 미래 동력으로 육성한다. FC-BGA는 반도체 칩을 메인 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현재 FC-BGA는 수급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증설에도 투자한다. FC-BGA, 카메라모듈 등 이번 투자 규모는 1조5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A3 공장 매각 금액을 놓고 LG이노텍과 이견을 보였지만 현재는 협상이 마무리된 상태다. LG이노텍이 인수하는 A3 공장은 '마더팩토리'로 불리던 곳으로, 구미에 있는 LG전자 생산시설 중 규모가 가장 크다.
LG이노텍은 LG전자 A3 공장 일부를 임대해 카메라모듈, 반도체 회로 기판 등을 생산해왔다. 이곳에 카메라모듈 생산라인 등이 추가로 들어오면 LG이노텍 임직원은 이곳으로 대거 이동한다.
업계에선 구미에 대한 LG이노텍의 투자 발표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정치적인 이해 관계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현재는 6·1 지방선거가 끝난 만큼 조만간 대규모 투자를 확정지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A3 공장 인수를 계기로 LG이노텍은 FC-BGA 시장에 진출한다. LG이노텍은 지난해 12월 FC-BGA 사업담당 등 임원급 조직들을 신설하는 등 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 2월에는 이사회를 열고 FC-BGA 시설과 설비에 413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FC-BGA는 미래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진입장벽이 높다. 일본 이비덴·신코덴키, 대만의 유니마이크론, 우리나라에선 삼성전기·대덕전자 등 일부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에선 LG이노텍 FC-BGA 투자의 의미가 크다고 분석한다. LG이노텍이 애플과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향후 애플에 FC-BGA를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LG이노텍은 무선주파수 패키지시스템(RF-SiP)용 기판, 5G 밀리미터파 안테나패키지(AiP)용 기판 등 통신용 반도체 기판 시장 세계 1위다. 이 기술들은 FC-BGA와 제조공정이 유사하다. 이를 기반으로 LG이노텍이 FC-BGA 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