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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업종별 피해 짚어보니…셧다운에 ‘줄도산’ 우려

2022-06-14     안병용 기자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14일 오전 광주 광산구 삼성전자그린시티캠퍼스 앞에서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조합원들이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산업 엔진이 속속 꺼지고 있다. 물류 대동맥이 막힌 모양새다. 이를 지켜보는 산업계의 한숨이 깊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업계는 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셧다운’ 위기에 직면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각 지역의 석유화학 단지 및 회사별로 화물연대의 공장 출입구 점거와 감시가 이어져 중간재의 정상출하가 불가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석유화학 생산 설비는 24시간 가동되는 연속 공정으로 생산량을 임의로 조절하기 어렵다“면서 ”창고 적재 공간이 부족하면 화학물질인 석유화학 제품 보관 장소 부족으로 설비 가동 정지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업계에선 운송 차질에 따른 피해규모를 하루 900억원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이번 주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만드는 ‘NCC’의 가동 중단도 우려된다. NCC 재가동 과정에는 막대한 비용은 물론, 폭발 위험이 있어 중지만은 막아야 한다고 관계자는 강조했다.

철강업계 역시 제품 출하 중단 피해가 누적되면서 적치장소 부족과 필수 원부자재 입고 차질로 생산 차질이 본격화되는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2일까지 주요 철강사의 출하피해는 45만톤, 7000억원 수준이다. 중소중견 철강사와 자동차, 조선 등 수요산업까지 고려할 경우 피해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적치공간 부족과 함께 철스크랩과 같은 기초 원료와 중조 등 필수 자재의 입고가 어려워지면 철강 생산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부품업체의 ‘줄도산’ 우려가 나온다. 완성차 업계의 생산차질이 확대되면서 협력업체가 생존 문제에 직면하는 것이다. 부품업계의 이중고는 1차, 2차, 3차로 갈수록 치명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4일 현재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5400여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는 이번 주 중반에 접어들면, 생산차질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경우, 부품업체 가운데서도 통계조차 파악이 어려운 영세한 곳은 한계상황에 직면해 폐업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 업계의 손실 규모도 크다. 시멘트 업계는 누적 손실액이 13일까지 912억원에 이른다. 관계자에 따르면, 매출손실이 하루에 약 150억원씩 발생하고 있어, 14일 기준 피해 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는 삼척 등 생산공장과 의왕 등 수도권 유통기지의 시멘트 출하를 전면 봉쇄했다. 이에 따라 시멘트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행도 중단됐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공권력을 투입해 화물연대에 비가입한 화물차량만이라도 안전한 시멘트 출하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관섭 무협 부회장은 “기간산업이 중단돼 산업 각 분야로 공급돼야 할 주요 소재들이 적기에 공급되지 못하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 위기‧원자재 가격상승‧물류비 증가의 삼중고와 싸워온 수출 기업들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고 있다”며 “화물연대는 현업에 복귀해 상생을 위한 협상을 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