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진출 많아 기회의 땅' 은행들 베트남으로 베트남으로
신한·지평, 진출 기업 솔루션 협업…기업, 윤종원 행장 직접 출국 무역수지 흑자대상국 2위…'미·중·러' 주요국보다 영업환경 안정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최근 은행들이 베트남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 예정인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또 베트남에 이미 진출한 국내 은행 법인들이 줄곧 호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도 최근 확장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베트남과 관련해 최근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신한, IBK기업은행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현지 진출 기업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먼저 신한은행은 최근 법무법인 '지평'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신한은행과 지평은 이번 협약으로 신한베트남은행과 거래를 희망하는 베트남 진출 기업에게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베트남 투자 고객 유치 △베트남 진출 상담 △현지 행정 업무 △외국환 신고 △현지 금융 지원 등이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활발히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은행 중 한 곳이다. 1993년 대표사무소로 첫 진출한 후 2009년 신한베트남은행을 출범시켰고 현재 43개 네트워크(지점)를 보유하며 성장했다. 또한 협약 파트너인 법무법인 지평도 2007년 호치민시티 사무소 설립 후 현재까지 국내외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자문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베트남 영역 확장을 위해 은행장이 직접 나섰다. 윤종원 은행장이 오는 30일까지 3박 5일 직접 베트남으로 날아갔는데, 윤 행장은 베트남중앙은행, 베트남 총리실 관계자를 만나 베트남 법인설립 인가와 관련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7년 지점을 현지법인으로 전환하는 인가를 신청한 바 있다. 현재는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로, 윤 행장은 인가 협조와 함께 중소기업금융 노하우를 베트남 정부, 금융기관과 공유하고 여러 사업도 제안할 계획이다.
은행들이 베트남에서 사업을 확대하려는 이유는 베트남은 대한민국의 주요 무역국이라서다. 대한상공회의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해 한국의 3위 수출대상국이자 6위 수입대상국이다.
또 대(對) 베트남 수출액은 567억3000만달러, 수입액은 239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각각 16.9%, 16.5% 늘어났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327억6000만달러로 베트남은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대상국 2위기도 하다.
현재까지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현재 2800여곳이며 지난 정부의 '신남방정책' 이후 기업 진출, 경제 협력이 더 활발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진출 기업을 지원하면서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의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경영환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베트남 점포(현지법인, 지점, 사무소 포함)는 총 19개다. 이는 신남방 9개국(말레이시아, 미얀마,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미국(16개), 중국(16개), 일본(9개)보다 많은 수준이다.
이들 베트남 법인 19곳에서 벌어들인 순이익도 1억7200만달러(약 2206억9320만원)로 미국(1억1500만달러), 중국(1억4400만달러) 등을 웃돌고 있다.
호실적은 올해 1분기에도 계속됐는데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신한은행 베트남 법인(신한베트남은행)의 순이익은 403억원으로 전년(284억원)에 비해 42% 증가했다. 우리은행 베트남법인(베트남우리은행)도 32억원에서 71억원으로 119.7% 늘었다.
은행권에서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주요국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현 상황에서, 베트남의 영업 환경은 비교적 안정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베트남 진출은 현지 영업만큼이나 기업의 진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며 "양국간 무역이 현재 성장하고 있느냐가 확장의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는 베트남 정부가 대외개방정책을 전개하고 있고 양국의 경제협력도 계속되면서 두 나라 사이에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라며 "은행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점의 법인 전환, 해외 사무소 설치, 정부·금융기관 협력 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